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어린 나귀를……/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3. 25. 05:27

    종려주일을 맞습니다. 우리는 교회 전통에 따라 종려나무 가지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2천 년 전,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실 때, 유대인 무리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그분을 맞이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로마 제국의 위세 하에 살면서 해방자를 기다려 왔던 유대인들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그 해방자—그들의 언어로는 ‘메시아’—가 되어 주기를 원했습니다. 예수께서 깃발을 들면 그들은 목숨을 걸고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이 꺾어 들었던 종려나무 가지는 그분에 대한 간절한 열망의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이 어린 나귀를 타셨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눈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열망이 간절할수록 우리의 마음은 시야를 더 좁게 만듭니다. 예수님은 메시아로서 예루살렘에 들어가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힘으로 군림하고 짓밟는 메시아가 아니라 사랑으로 자신을 내어 주는 메시아이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스가랴 9장 9절의 예언대로 어린 나귀를 타셨습니다. 전사로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종으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셨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못하면 우리도 유대인 군중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들처럼 우리도, 그분이 우리의 세속적 욕망을 만족시켜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현실적인 필요를 알아 주시고 해결해 주십니다. 갈릴리를 돌아 다니시면서 많은 병자들과 장애인들을 고쳐 주시고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을 찾아가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의 궁극적인 관심은 그 모든 고난과 불행의 뿌리인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었습니다. 죄의 문제를 해결하여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시키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지역에 사시는 분 중에 영상으로 저의 설교를 경청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이, 종려주일 설교에서 제가 “종려주일에 어린 나귀 한 마리를 구해 예배당 입구에 매어 놓고 싶은 심정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시고, 인형 제작을 하는 지인에게 부탁하여 어린 나귀 인형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강단에 세워져 있는 것이 그 인형입니다.


   이제 우리는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강단에 있는 어린 나귀 인형을 봅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쥐고서 우리는 예수님을 왕으로 고백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강단에 있는 어린 나귀를 쳐다 보면서 “주님은 종처럼 낮아지셔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라고 고백합니다. 진실로, 진실로 그분은 전심을 다해 찬양하고 경배할 만한 분이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