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기도를 배운다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2. 26. 03:50

     얼마 전, 후배 목사님 한 분이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스마트폰 앱에 초보자에게 단계적으로 마라톤을 안내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것을 따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앱이 안내하는 대로 한 번에 한 단계씩 하다 보니, 이제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을 했습니다.


   “기도 생활에 대해서도 그런 안내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들 기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기도 생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니 목사님께서 기도 코치가 되어 초보자들이 따라 하며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영상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기도는 저절로 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제자들도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했던 것입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기도에 대해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보고 배운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30대 후반에 영적 어둠을 겪었습니다. 그제서야 처음부터 기도를 다시 배웠습니다. 누구에게 도움 받은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독학으로 배우고 연습했습니다.


   후배 목사님의 말을 들으며 저는 속으로 ‘그러면 좋겠지만, 시간이 있어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 말이 제 마음에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의 책 <사귐의 기도>를 읽고 나서 “그러면 어떻게 시작하면 되겠습니까? 구체적으로 안내해 주십시오” 라고 말하는 분들을 가끔 만나 왔기 때문에 그 말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새해 들어서 사순절 기간 동안 수요 성경 공부를 계획하면서 우리 교우들을 위해서 그것을 시작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순절 동안 말씀 묵상은 새벽에 하게 되니, 저녁에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도와 묵상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8주 동안 기도에 대해 안내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지난 주까지 세 번 모였는데, 참여하신 분들이 대부분 기도 생활에 상당히 익숙한 분들이었습니다. 첫 시간에 줌으로 참여하신 분들을 보면서 저는 속으로 ‘어, 이분들에게는 이 과정이 필요 없을 텐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시작하면서 “복습하는 마음으로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시작했는데, 교우들께서 예상 외의 반응을 보여 주셨습니다. 기도와 묵상에 상당한 경험이 있는 교우들께서 ‘아주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기도 생활이 달라졌다’고 하셨습니다. 그 반응을 접하면서 저는 ‘역시 기본기를 다지는 것은 중요하구나’ 싶었습니다.


   지난 세 번의 강의가 교회의 YouTube 계정(KUMC Koinonia)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기도의 문을 열고 싶은 교우들께서는 접속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상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안내하는 대로 실습해 보아야 합니다. 매일 충분한 시간을 내어 훈련하여 자신의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비로소 “내 기도 하는 그 시간 그 때가 가장 즐겁다”는 찬송가의 가사가 진실한 고백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