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하는 시대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2. 18. 06:24

   요즈음 가장 자주 이야기 되는 주제 중 하나가 ‘생성형 인공지능’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입니다. ‘생성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인공 지능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선택하는 수준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지시하는 명령을 수행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인공 지능을 연구하고 개발한 사람들 대다수는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공 지능은 인간의 예측을 넘어섰고, 개발자들은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지를 아직 정확이 파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주 뉴스에 보니, 생성형 인공 지능 개발에 참여했다가 인류의 미래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한 어느 연구자가 생성형 인공 지능을 방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시각 디자이너들을 위해 방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그것을 사용하면 인공 지능이 그 사람의 작품을 학습하는 순간 그 이미지가 흐트러져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이 뉴스를 읽고 저는 약간의 위로를 받았습니다. 인간이 개발한 인공 지능이니, 그것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능력도 인간에게 있으리라고 믿어졌기 때문입니다.


   인공 지능은 인간의 생활을 상상할 수 없이 편리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잘 사용하면 아주 유익한 도구가 됩니다. 우리 교회에서 한국어 미사용자들을 위해 설교와 예배 전체를 영어로 통역하고 있는데, 그것은 인공 지능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주말에 번역 팀원이 저의 설교 원고를 받아 인공 지능으로 초벌 번역을 하고, 초벌 원고를 읽고 수정합니다. 처음부터 번역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번역 원고를 또 다른 프로그램에 넣으면 수려한 음성과 완벽한 발음으로 읽어 줍니다. 돈을 들이면 저의 음성을 사용하여 통역을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공 지능은 이렇게 유익한 도구이기는 하지만, 문명의 이기를 악한 목적을 위해 오용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인공 지능을 이용하여 가족이나 친구의 음성으로 전화를 하여 돈을 보내라 거나 다른 도움을 달라고 속이는 일이 점점 빈번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이메일을 해킹하여 아는 사람들에게 돈을 보내 달라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작년에 버지니아 연회 메일 계정이 해킹 되었고, 그래서 몇몇 목사님들이 돈을 보내 달라는 저의 이메일을 받으셨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중 한 분이 속아 넘어가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 유투브 계정에 저의 설교 영상이 수백 개가 올라 있습니다. 그러니 누가 마음만 먹으면 저의 음성으로 교우들에게 전화하여 돈을 보내 달라거나 다른 도움을 달라는 부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기술이 이제는 너무나 쉬워졌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이메일, 문자 혹은 음성으로 무슨 도움을 달라는 부탁이 저의 이름으로 간다면 무조건 의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동안 교우들에게 저의 개인적인 필요를 위해 금전적인 도움을 청한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저만이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서라도 재정적인 도움을 청하는 이메일이나 문자나 음성 메시지가 오면 의심하시기 바랍니다.


   목사가 이런 내용의 글을 쓰고 있으니, 참 딱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서 몇 자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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