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예배는 여러 가지로 감격스러웠습니다. CUMC가 주일 오후에 본당을 사용해야 할 경우가 한 해에 한두 번 있습니다. 과거에는 더 많았는데 최소한으로 줄인 것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ROC에서 합동으로 예배를 드립니다. 지난 주일이 그랬습니다.
저는 전교인 합동 예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합동 예배를 드리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전 세대 교인들에게 모두 의미 있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신경 쓸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세대의 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배 드리는 것은 그 모든 희생과 고초를 각오 하고라도 지속할 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연합하여 한 몸 되었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것이 교회로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예배는 한 가족됨을 진하게 경험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ROC이 비좁을 정도로 부흥이 되었습니다. 의자를 충분히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부족하여 중간에 추가 의자를 가져 와야 했습니다. 세 분의 설교자들이 같은 본문으로 말씀을 전하셨는데, 각자의 색깔 대로 은혜로운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월요일에 어느 교우께서 메일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분은 이번 예배가 특별히 은혜로웠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쓰셨습니다. “본당에서 영어 회중과 함께 예배를 드릴 때는 그들이 마치 가끔씩 ‘우리집’을 방문한 ‘손님’ 같은 기분이었는데, 어제는 그들 집인 ROC에 우리들이 방문해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데, 마치 부모가 자식들 집을 방문한 기분이었습니다. 영어 회중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어울려 예배하는 한 가족 같은 기분이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이번 예배의 가치와 의미를 알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물론, 연합 예배를 불편하게 느끼는 교우들도 계시겠지만……”이라고 덧붙이셨습니다. 모든 교우를 배려하는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 실제로 음향 문제로 인해서 중간에 예배의 자리를 떠나야 했던 분도 계십니다. 그분 외에도 불편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그렇게 약간 들뜬 마음으로 하루를 지냈는데, 화요일 <사귐의 소리> 본문이 마가복음 13장 1-2절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성전의 화려한 외양을 보고 흥분하여 말하자 예수께서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라고 하신 이야기입니다.
그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중에 저는 등골이 서늘해 짐을 느꼈습니다. 제 마음이 제자들 마음과 같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이 부흥은 감사한 것이 분명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교회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하느냐에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교회됨에 힘써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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