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수요일(14일)은 ‘성회 수요일’(혹은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올해는 3월 31일)로부터 사십 일을 거꾸로 계산하면 21일이 첫째 날이 됩니다. 사십 일의 기간을 ‘사순절’(Lent)이라고 부릅니다. 고대로부터 교회는 사십 일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십 일을 계산할 때 주일은 셈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의 첫날을 ‘성회 수요일’ 혹은 ‘재의 수요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예배로 모여 재를 바르고 회개하는 날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구약 성경에 의하면, 재는 죽음, 회개, 참회를 상징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회개할 때면 재를 뒤집어 썼습니다(에 4:1; 단 9:3; 욘 3:4-6). 초대 교회의 지도자인 터툴리안은 “회개하는 사람은 슬픔으로 몸을 가리고 굵은 베옷과 재를 입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비상의 경우에는 재를 뒤집어 쓰고 회개해야 하지만, 늘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마 혹은 손등에 재를 바르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루 만이라도 재를 바른 채 살면서 자신이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동안 지은 죄를 회개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귀한 일입니다.
‘사십일’이 성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사실입니다. 사십일은 새로운 전환점을 직면하여 자신을 준비하기에 필요한 시간을 말합니다. 모세가 시내 산에서 율법을 받을 때도 사십 일 동안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사십 일 동안 유다 광야에서 금식하며 기도하셨습니다. 그 전통에 따라서 우리도 부활의 아침을 맞기 전까지 사십일 동안 영적으로 깨어 있기를 힘쓰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수요일 아침 6시에 본당에서 ‘성회 수요일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 후에 재의 예식을 행할 것입니다. 강단 쪽으로 나오시면 목회자들이 손등이나 이마에 재를 발라 드릴 것입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CUMC는 “Ash and Coffee”라는 이름의 행사를 가집니다. 주차장에서 재를 발라 주고 커피를 선물로 주는 겁니다. 두 교회가 같은 시간에 모이는 것이니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주차장에서 CUMC 목회자나 교인을 만나면 반갑게 축복의 인사를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요일부터 ‘사순절 새벽기도회’가 시작됩니다. 토요일만 대면으로 모이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교회의 유투브 계정으로 방송이 됩니다. 5시 50분부터 준비 음악이 나오고 6시부터 15분 가량의 말씀 묵상이 방송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교우들이 영적으로 깨어 있도록 도움을 드리려는 것입니다. 가급적 6시에 맞추어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시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혹시 시간을 놓치면 하루 일과 중에 시간을 내어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사순절 기간 동안에 한 가지를 끊는 영적 훈련을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영적 생활에 가장 해로운 것 중 하나를 사십 일 동안 끊고 사는 것입니다. 시간을 정하여 한두 끼니 금식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을 성령의 임재에 더 자주, 더 예민하게 노출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교우님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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