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행복한 동행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2. 5. 07:00

     저는 시카고에서 모인 ‘제1회 UMC 신학생/목회자 컨퍼런스’를 마감하는 시간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가 백주년을 맞으면서 미국에 흩어져서 사역하고 있는 한인 목회자들을 초청하여 3박 4일간의 모임을 가졌습니다. 53명의 목회자들이 참여했고, 저와 두분의 강사(강남순 교수,김기석 목사)가 강의도 하고 질의 응답을 주고 받았습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문제 의식도 다양했지만, 참석자들 사이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끈끈한 연대감이 형성되었고, 위로와 회복과 치유의 은혜가 넘쳐 흘렀습니다. 후배 목사님들의 환한 얼굴들을 보니 매우 기뻤습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설 자격은 부족하나, 주님께서 이렇게 사용하여 주심에 대해 감사 드립니다. 저를 기억해 주시고 기도로 중보해 주신 교우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모든 순서가 끝난 후에 참가한 목사님 한 분 한 분을 만나 인사를 나눌 때 감사와 감격으로 제 마음이 충만해졌습니다. 첫 날 “살고 싶어서 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던 분은 마지막 날에 눈물을 흘리면서 “이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라고 고백하셨습니다. 오래도록 찾아 왔던 답을 찾았다는 분도 있었고, 나 혼자 뿐이라는 고립감에서 벗어났다고 감사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크고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고 올곧게 정도를 걸어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잘 했다” 싶었습니다.


    이런 일로 후배 목사님들을 섬긴 것이 벌써 십 년이 넘어갑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삼 년 간 멈추었었는데, 이제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에는 교파를 초월하여 목회자들을 만나 왔는데, 이제는 제가 속한 교단 안에 집중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웨슬리안 펠로우십: 울림과 어울림’이라는 이름으로 이 사역을 지속해 가려 합니다.


    연합감리교회는 매우 중요한 변화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교단을 탈퇴하는 것을 해법으로 생각합니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그 자리에 서 있기를 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저도 그런 입장이어서, 같은 자리에 서 있는 후배 목회자들을 붙들어 주고 격려해 주려는 것입니다. 존 웨슬리로부터 전해 내려 온 위대한 정신과 전통을 오늘에 이어가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출타한 중에 교우님의 가족 한 분이 주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이런 일을 만날 때면 담임목사로서 매우 안타깝고 죄송스럽습니다. 떠나기 전에 그분을 방문하여 기도해 드리면서, 제가 돌아올 때까지 견뎌 주시기를 바랬습니다. 다행히, 윤석현 목사님께서 임종 전에 방문하여 기도해 주셨고, 고별 예배도 은혜 중에 치렀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은 윤목사님에게 큰 짐이지만, 좋은 훈련의 기회도 됩니다. 그동안 저를 도와 지켜 보며 배운 것을 실습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임종 예배는 토요일에 제가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담임 목사가 주일에 출타하면 예배 참석자의 수가 줄어드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교회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난 주일에도 예배의 자리가 평소처럼 가득 찼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그것은 적어도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첫째, 윤목사님이 설교자로서 교우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는 뜻입니다. 둘째, 교우들께서 예배의 의미를 바로 인식하고 계시다는 뜻입니다.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상황이 어떻든지 예배의 자리를 찾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