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시편 141편: 유혹에 직면할 때

새벽지기1 2023. 7. 3. 06:28

 

해설:

이 시편은 이스라엘 역사와 기독교 역사 속에서 ‘저녁 기도’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2절에 “손을 위로 들고서 드리는 기도는 저녁 제물로 받아 주십시오”라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지금 성전에서 제사 드릴 수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기도를 분향처럼 올리고 저녁 제물처럼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악한 사람들로부터의 유혹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들은 “진수성찬”(4절)으로 그를 꼬득이기도 하고 위협하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악행에 가담하도록 그를 흔듭니다. 그래서 시인은 하나님께 “내 입술 언저리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 앞에는 문지기를 세워 주십시오”(3절)라고 기도합니다. 악인들과 어울려 악한 말을 입에 올리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악한 일을 하는 자들과 어울려서, 악한 일을 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4절)라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시인은 악인들에게 인정 받고 대접 받기 보다는 의로운 사람에게 책망 받고 꾸짖음 받기를 기도합니다(5절).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서 인정 받고 대접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머물러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악한 사람들에 대해서 시인은 “나는 언제나 그들의 악행을 고발하는 기도를 드리겠습니다”(5절)라고 기도합니다. 그 기도는 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기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악인들이 번성하는 것 같지만 결국 그들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6절)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사람들은 시인이 옳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7절은 번역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새번역에는 “맷돌이 땅에 부딪쳐서 깨지듯이 그들의 해골이 부서져서, 스올 어귀에 흩어질 것입니다”라고 했지만, 개역개정은 “사람이 밭 갈아 흙을 부스러뜨림 같이 우리의 해골이 스올 입구에 흩어졌도다”라고 했습니다. 새번역은 악인들의 심판에 대한 말로 해석했고, 개역개정은 의인들이 이 세상에서 받는 고난에 대한 말로 해석한 것입니다.

 

8-10절에서 시인은 하나님께 대한 탄원 기도로 돌아옵니다. 악인들로부터의 유혹과 박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길은 하나님에게로 피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악인들의 함정과 계략으로부터 자신을 지켜 주시고 그들이 자기가 친 덫에 걸려 넘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묵상: 

믿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위험한 것은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기를 원하는 욕구입니다. 이 세상에서 믿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소수자로 산다는 뜻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과는 다른 가치관과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 혹은 자주 믿지 않는 사람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불의한 일, 악한 일 혹은 부정한 일들 앞에서 믿는 사람은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싫어 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자신들의 악행에 가담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때로는 위협을 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융숭하게 대접하기도 합니다. 믿는 사람에게도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있기에 눈 질끈 감고 그들의 악행에 가담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 편하고 사람들로부터 환영 받습니다. 

 

이 때가 믿는 사람에게 영적 위기입니다. 다른 사람 핑게 대면서 죄악에 손을 담그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위기에 당도할 때, 시인처럼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신의 연약한 마음을 쏟아 놓고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지켜 주시기를 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든 넘어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