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뭔가 특별한…

새벽지기1 2023. 5. 8. 06:51

    두 주일 전에 저와 함께 신학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한 목사님이 우리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신학대학원에 진학했고, 그분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진로를 바꾸어 진학하셨습니다. 저와는 10년 정도 나이 차이가 나는데, 그분은 한국에서 목회를 하시다가 은퇴하시고 자녀들을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졸업한 지 사십 년 만에 다시 뵐 수 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가까운 식당에서 목사님 내외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며 지나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중에 그분이 “오늘 예배 중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무엇이 특별했습니까?”라고 여쭈었더니, 그분이 다음과 같이 대답 하셨습니다. 기억을 되살려 그분의 대답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배 중에 나도 모르게 자주 멈추어 묵상하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교회에서 예배 드리다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 없이 따라 가게 되는데, 여기서는 자꾸만 생각하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뭐라고 꼬집어 말하지는 못하겠는데, 다른 데서 느끼지 못하는 묘한 것이 있어요. 그래서 참 좋았어요.”

    그 말씀을 듣고 저는 매우 기뻤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릴 때마다 제가 가장 마음을 쓰는 부분을 알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정신을 쏙 빼 놓는 예배가 아니라 정신이 오롯하게 선명해지는 예배를 저는 소망해 왔습니다. 인도자가 이끌고 가는 예배가 아니라 예배자들 모두가 참여하는 예배가 되기를 힘썼습니다. 예배 순서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형식적으로 보자면 특별할 것 별로 없지만, 영적으로는 특별한 예배가 되기를 힘써 왔습니다.

    주일에 드리는 공동 예배는 더 없이 소중합니다. 그것은 모든 신앙인들의 일상의 정점이 되어야 합니다. 믿는 이들의 목표는 매일 예배자로 살아가는 것인데, 주일 공동 예배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따라서 예배 순서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합니다. 설교자로서 강단에 서 있는 동안 허튼 소리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배 중간 중간에 생각하고 묵상하고 기도할 여백의 시간을 두는 이유도 주일 공동 예배가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중 기도를 맡은 이들에게 기도문을 미리 써서 목회자들에게 보내도록 요청합니다. 기도문을 검사 맡으라는 뜻이 아니라 정성껏 준비하도록 도우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기도문을 고치라고 말씀 드린 적이 없습니다. 모두 정성껏 진심을 담아 준비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모든 교우들께서 같은 마음으로 공동 예배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온전한 예배는 인도하는 사람들의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통해 진심으로 하나님을 높이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예배 순서 하나 하나에 마음을 두고 참여해야 합니다. 그럴 때, 주일 공동 예배를 통해 받은 은혜가 매일 살아 움직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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