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박완호 : 수식어 / '수식어 같은 당신이 있어 내가 있습니다'

새벽지기1 2023. 3. 25. 06:20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박완호 시인의 시 「수식어」를 하나님께 드리며

“수식어 같은 당신이 있어 내가 있습니다.” 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수식어

수식어라는 말 아시나요 /
아직 가까이 오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꽃 피지 않은 몸 그대로 나뭇잎 뒤에 숨어 있다가 
그가 불러주기만 하면 한걸음에 달려가 
밑천까지 죄 털어주는 (중략)/
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나를 게워냄으로써 마침내 스스로를 건져내는/ 
저 빛나는 말씀 /
더 이상 닳아질 것도 없는 맨손이신 어머니 /

우리가 쓰고 있는 말과 글에는 수식어(修飾語)가 있어, 의사 표현이 정교하고 풍부하고 맛깔스럽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살맛 나는 것은 나를 위한 아름다운 수식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뒷 명사가 아무리 아름다와도 앞의 수식어가 ‘나쁜’, ‘가짜’라고 한다면 ‘시인’이라할지라도 ‘가짜 시인’이 됩니다. 
반면, 뒷 명사가 좀 구차해도 앞 수식어가 ‘꽃’이라고 한다면 ‘아픔’이라할지라도 ‘꽃아픔’이 됩니다. 
내가 지금 행복한 것은 나를 수식해 주는 가족, 친구, 동료,이웃,

사랑하는 사람들이 ‘꽃 피지 않는 몸 그대로 / 나뭇잎 뒤에 숨어 있다가’

불러 주기만 하면 ‘밑천까지 죄다 털어주는’그 사랑 때문입니다.
시인은 그 정점에 어머니가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더 이상 닳아질 것도 없는 맨손’입니다.

자신의 이름도 잊고 자신 앞에 붙는 수식어가 그저 누구누구의 엄마입니다.

 

주님께서 오병이어의 역사를 하시기 전 안드레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요한복음 6장 9절입니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 (요6:9)

 이 한 구절 속에 들어 있는 세 개의 수식어를 보십시오. 
‘한’ 소년,‘작은’ 물고기 두 마리 그리고 ‘그러나’입니다. 
 모두 미약한 것들입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예수님은 이 작고 여린 것들을 사용하시어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신문기사, 뉴스를 보면 ‘가장’ ‘역대 최고의’ ‘제일 큰’ ‘최초의’라는 수식어들이 많이 나옵니다.
가장 이러이러한 것들이 왜 이리 많은지.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세상에 하나뿐’이라는 수식어를 주십니다.

“너는 세상에 하나 뿐인 나의 걸작품이야!”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말 속에는 특별함과 정성스러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힘 없고 작아 보이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통해

주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준비하시고, 영광을 받으십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날 내가 나인 것은,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수식어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수식어인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