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는 여전히
그냥 지내기가 아쉬운 시간입니다.
한 주간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예전과는 분명히 다른데도
마음 가운데 무엇인가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작은 마디이기도 합니다.
한 주간을 잘 견디었다는
자신을 향한 위안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여 습관처럼 집을 나섰고
딱히 갈 데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나의 발걸음이 가는 데로
마음을 놓아주었습니다.
경전철이 있어 좋습니다.
무료이어서 좋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가 가려는 곳에
나를 데려다주고 있어 좋습니다.
두 곳에 마음을 두었습니다.
한 곳은 중고서점 알라딘이고
다른 한 곳은 '행복동마을'입니다.
알라딘에서는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싸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책이 없습니다.
'행복동마을'을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늘 기대가 넘칩니다.
야채와 과일이 반값입니다.
시골장터분위기가 더 좋습니다.
조그마한 가게는 늘 북적입니다.
큰 대로변에 있어 더 복잡합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늦게 왔나봅니다.
텅 빈 냉장고를 채울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헛걸음은 아니었습니다.
오가는 길에서 봄을 만났습니다.
따스한 햇살을 누리고
가벼운 산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오가는 이들의 표정에
마음을 던져보기도 하고
분주하게 타고 내리는 이들 속에서
살아있음의 신비를 보기도 했습니다.
새벽에 만난 글 중에
영원한 생명이라는 글귀가 새겨졌습니다.
끝이 없는 시간이라는 개념보다는
지금 여기서 누리는 살아있음에 대한
신비를 누리는 질적 개념을 강조하는
글쓴이의 마음에 가까이 갈 수 있음에
감사한 아침입니다.
방형 덕분입니다.
지금 여기서 영생을 누립니다.
늘 저 자리에 서 있는
도봉산은 언제나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침묵 속에서
나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고마울 뿐입니다.
내가 살아있습니다.
방형!
오늘도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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