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이청준 '눈길' / '우리 부모님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사랑은 진심입니다'

새벽지기1 2023. 1. 30. 06:26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소설가 이청준 님의 단편소설 《눈길》을 하나님께 드리며

“우리 부모님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사랑은 진심입니다.” 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소설가 이청준 님의 홀어머니는 가난에 치여 집을 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타향 살이를 하며 공부하던 아들에겐 이 사실을 숨겼습니다.
아들이 고향에 다니러 오자, 어머니는 주인에게 애틋한 부탁을 합니다. 
“하루만 이 집을 내집처럼 사용하면 안될까요?”
허락을 얻어낸 어머니는 내 집인 양 아들을 밥해 먹이고 하룻밤 재워 보냅니다.

그리곤 새벽 눈 쌓인 산길을 걸어 아들을 읍내까지 배웅하고 돌아옵니다.
눈길엔 모자가 걸어온 발자국만 오롯이 남아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온기가 밴 발자국을 밟고 집으로 옵니다.

 

이청준 님이 이 사연을 오랜 후에 알고 쓴 것이 바로 귀향소설의 백미 《눈길》입니다.

소설 제목 《눈길》은 ‘눈물의 길’을 줄인 것으로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소설《눈길》속의 ‘나’는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주벽이 심해 가산을 탕진하고 죽은 큰형 대신 어린 나이에 가장 노릇을 했습니다.
부모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자수성가했다고 여기며 어머니께도 아무런 ‘빚’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그저 ‘노인’으로 부르고, 집에 오면 금새 일어나는 등 어머니의 사랑을 애써 외면하려 합니다. 
모처럼 휴가를 얻은 ‘나’는 아내와 함께 시골에 계신 노모를 찾아갑니다. 
망나니 형의 주벽으로 집은 벌써 남에게 넘어갔고, 노모는 조그만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지붕 개량 이야기를 해도 ‘나’는 시큰둥합니다.
아내는 그런 ‘나’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일깨워 주려 노력하지만 ‘나’의 마음은 닫혀 있습니다.

아내는 어머니에게 ‘옷궤’ 이야기를 듣습니다. 
형의 술버릇으로 가산이 탕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 찾아왔을 때였습니다.
어머니는 남의 집이 되어 버린 시골집에서 ‘나’를 예전처럼 하룻밤 쉬어 갈 수 있게,

남의 집이 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옛‘옷궤’를 남겨두며 나를 맞이했다고 했습니다.
또 눈 덮인 산길을 걸어 아들을 배웅한 후, 남편의 죽음과 가난, 그리고 아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에 차마 집에 들어가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려줍니다.
노모와 아내가 잠자리에서 나누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애써 눈물을 참고 외면하려 했지만,

어머니의 사랑 앞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아버님이란 어머니란, 가만히 되뇌기만 해도 가슴이 젖어오는 이름입니다.

어머니는‘힘내’라는 긍정의 멘트보다, ‘내가 해결해 줄께’라는 능력의 말보다

‘힘들었겠구나’하는 말로 같이 울어주십니다. 
우리의 부모님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상처를 주고, 실수도 하고, 현실적 능력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먹고 살기가 어려워 자녀들을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자녀를 향한 그 사랑만큼은 붉고 붉습니다.
 

아름다워서 슬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파란 하늘, 하얀 뭉게 구름, 붉은 저녁 노을, 햇살에 반짝이는 잔잔한 물결,

그러나 어머니만큼 아름답고 슬프지는 않습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 황혼이 서쪽하늘 황혼보다 아름답기를 기원합니다.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레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