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이시영 : 14k / '부모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닮았습니다.'

새벽지기1 2023. 1. 29. 05:49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이시영님의 시 「14K」를 하나님께 드리며

“부모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닮았습니다.” 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4K 


어머님 돌아가셨을 때 보니 내가 끼워드린 14K 가락지를 가슴 위에 꼬옥 품고 누워 계셨습니다 /
그 반지는 1972년 2월 바람 부는 졸업식장에서 내가 상으로 받은 /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어머님의 다 닳은 손가락에 끼워드린 것으로 /
여동생 말에 의하면 어머님은 그 후로 그것을 단 하루도 손에서 놓아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

사랑하는 아들이 대학 졸업식에서 상으로 받은 반지. 순금도 아니고 18K도 아니었지만,

어머니는 아들이 직접 끼워준 14K 반지를 절대로 빼지 않으셨습니다.
그 반지는 어머니 가슴에 평생 꽂아드린 카네이션이었습니다.

아마, 어머니는 왕관을 준다고 해도 바꾸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한 무명 시인의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배우지 못해 까막눈이셨던 아버지는 기어코 글을 배우셨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안 읽는 아들의 시를 백번이나 읽으시고 좋아하셨습니다.
자신의 가슴에 박힌 못도 수천 개인데, 자식 가슴에 박힌 못을 뽑으시며 아버지는 환희 웃으십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닮았습니다. 
정완영 시인은 그의 동시조 「엄마 목소리」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보리밭 건너오는 봄바람이 더 환하냐. 징검다리 건너오는 시냇물이 더 환하냐…

혼자 핀 살구나무 꽃그늘이 더 환하냐… 아니다, 엄마 목소리 그 목소리 더 환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살아납니다.

어머니의 환한 목소리를 들어도 살아납니다. 
이용현 작가의 《울지마 당신》에는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은 모두 한결같이 “너네 아버지 뭐하셔?”라고 물었다. 
“어떤 분이셔?”라고 묻지 않고 “뭐 하시는 분”이냐고 으쓱거리며 당당하게 물었다.
나의 아버지는 어떤 계절에도 성실하게 땀을 흘리며 일하시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사시는 분인데 “아버지 뭐하셔?”라고 물으면 딱히 이을 말이 없었다.
누구도 묻지 않았던 말, “아버지는 어떤 분이셔?”라는 질문을

나는 나에게 묻고 답했다.“가족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분이셔.”/

자랑스런 그 아버지가 우리들의 아버지이십니다. 
“밥 먹고 가거라.” “약 잘 챙겨 먹거라.” “쉬엄 쉬엄 하거라”
부모님의 쉬운 말씀은 초등학교 삐거덕거리는 풍금의 여음(餘音)처럼 귓가에 가시지 않습니다.
곶감처럼 쭈그러든 부모님의 얼굴, 그 꽃받침 위에 우리가 있습니다. 
한 시인은 설을 가리켜 “가장 순결한, 한 음절의 모국어”라고 했습니다.
정결한 마음으로 설 새배를 드립니다. 
아버님 어머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 (잠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