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시편 49편: 메멘토 모리

새벽지기1 2022. 1. 27. 06:31

 

해설:

이 시편은 2권 서두에서부터 이어진 고라 자손의 시의 마지막 시편입니다. 이 시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먼저 1-14절까지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실존의 문제 즉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15-20절에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주는 권면이 이어집니다. 내용으로 볼 때 이 시편은 ‘지혜 시편’에 속합니다. 

시인은 먼저 온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말합니다(1-2절). 자신이 지혜와 명철, 비유 등을 사용하여 인생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명해 주겠다고 말합니다(3-4절). 그는 환난의 날을 두려워하지 않고 돈의 힘을 믿고 자랑하는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5-6절). 아무리 부유하다 한들 돈으로 생명을 살 수 없고, 하나님께 “속전”(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치뤄야 할 몸값)을 지불할 만큼 부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7절). 생명을 속량 하는 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으며(8절), 그 어떤 인간도 죽음의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9절).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10절). 제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해도 인간은 결국 한 줌 흙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11-14절).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은 동등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시인은 하나님에게 눈을 돌립니다. 돈도, 권력도, 유명세도, 건강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합니다. 단 하나, 죽음이 흔들 수 없는 대상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죽음으로부터의 구원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습니다(15절). 따라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부와 번영, 성공 등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16절,18절). 죽을 때에 아무도 그것을 가지고 가지 못하며(17절), 결국 모든 사람은 죽기 때문입니다(19-20절). 하나님을 모르고 이 세상에서 누리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련한 짐승”(20절)과 같습니다. 

 

묵상:

옛날 로마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개선 행진을 할 때, 노예 하나를 뒤따르게 하여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고 합니다. 라틴어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승리감과 사람들의 환호, 박수 갈채에 취해있지만,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 하라는 의도였습니다. 그러면 기고만장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내가 언제가 죽는다는 사실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또한 인생사에서 죽음처럼 공평한 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주 죽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나의 죽음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임을 알고, 오늘 하루를 더욱 소중히 여기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 세상에서 소유하고 누리고 즐기는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게 됩니다. 번영하고 성공한다고 해서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좋아하지도 않고, 실패하고 가난하다고 하여 심하게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분복에 만족하며 자족할 줄 알게 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성실이고 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거룩함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역개정의 번역을 따르면, 시인은 “사람은 존귀하나 장구하지 못함이여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12절)라고 탄식하고는 “존귀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20절)라고 반복합니다. 인간은 존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을 따라 지으셨기 때문입니다. 그 존귀함을 지키는 것은 우리가 유한한 존재임을 깨닫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피조물이며 유한한 존재임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실하게 하나님 앞에 고개 숙일 수 있고 그분의 뜻을 따라 거룩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존귀함 즉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