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동식목사

표지를 분실한 교회 : 사랑

새벽지기1 2020. 1. 21. 06:53


표지를 분실한 교회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라 증명하는 곳”이라는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의 말이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경기에 이긴 선수들에게는 매우 신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자랑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2002년 선수들은 그러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 선수들에게는 매우 힘든 이야기입니다. 어떠한 말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우 무거운 지적이 되는 말입니다.

 

특별히 “증명한다”는 말은 신앙의 영역에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신앙은 수학의 영역과 다르게 공식과 이론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그 삶으로 증명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통하여 세상을 그리스도를 일차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믿음의 선배들은 그리스도인은 걸어 다니는 예수의 작은 초상화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참으로 묵직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을 증명하기 위한 표지는 무엇입니까? 20세기의 위대한 전도자였던 프란시스 쉐퍼는 “세상 사람들은 오직 이 표지로 그리스도인들은 참으로 그리스도인이며 예수는 아버지의 보내심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이 그리스도인을 드러내는 참된 표지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 사랑이 나타날 때 우리는 성령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자가 됩니다. 그러나 사랑이 보이지 않으면 성령을 근심하게 하는 자가 됩니다. 사랑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증명하고, 그리스도인임을 나타냅니다.

 

교회는 이러한 사랑을 배우고 나누고 전하는 공동체입니다. 교회를 통하여 이러한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교회의 아름다움은 바로 사랑을 나타내는 그리스도인들이 충만한 것에 있습니다. 교회의 향기는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고, 사랑으로 섬김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다움입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사랑의 표지가 드러나고 있을까요? 오히려 한국 교회는 이러한 고귀한 사랑은 버리고 세속적 사랑냄새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교회이며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렇게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아니라 자신의 만족과 삶을 위하여 먹고 마시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표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교회는 바른 복음을 전하고 이웃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여야 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가난하고 힘든 이들을 위하여 사랑의 섬김이 있어야 합니다. 복음은 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성도의 삶으로 완성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섬길 때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조건이 있다면 오직 한 가지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열매가 없습니다. 교회는 조건이 앞장 설 때 하나님의 자리는 점점 미약해집니다.

 

교회를 멍들게 하는 일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표지가 제 역할을 감당하지 않은 것에 있습니다. 사랑이 보이지 않는 공동체에 무슨 행복이 있으며 웃음이 있겠습니까? 사랑이 보이지 않으면 미움과 다툼과 시기와 질투 그리고 온갖 죄악들만 보입니다. 그러한 곳에서는 결코 생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말라비틀어져 갈 뿐입니다.

 

교회는 세상 가운데 가견적 사랑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주님이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셨듯이 우리 역시 그러한 사랑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결코 세속적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오직 주님의 명령하심에 오로지 순종하는 일만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이 교회에 없으면 그 교회는 생명이 다한 교회입니다. 교회는 사랑으로 꽃을 피워야 합니다. 복음의 역사는 사랑을 통하여 만개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교회는 썩은 냄새만 납니다. 하지만 사랑은 세상의 모든 악취를 제거하는 향기입니다. 그러기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표지를 제대로 감당하고 있느냐는 교회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를 가늠하게 합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귀에 들리는 이야기는 교회가 사랑이 없고 오직 이기적인 욕심만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일부의 악의적인 말이 있지만 그러나 분명히 되새김질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앞서 보았듯이 교회를 향한 지표들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교회를 빛나게 합니다. 사랑처럼 교회를 교회답게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답게 만드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고, 초자연적 역사가 있으며, 구제와 순교의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고전13;1-3]

 

오늘 날 우리 교회가 많은 능력을 행하고, 봉사를 많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없기에 교회가 멍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사랑이 없는 복음전도, 사랑이 없는 봉사, 사랑이 없는 섬김은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가 멍들어 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사랑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많은 것을 하였기에 존경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감당해야 신뢰 받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랑으로 하나가 됨이 필요합니다.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는 일들이 교회가 더 이상 멍들게 하지 않는 일입니다. 사랑이 증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