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동식목사

목사의 소명과 한계

새벽지기1 2019. 4. 4. 07:00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하고 달려온 길이 꽤 오래 됐습니다. 왜 목사가 되고 싶었을까?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늘 “커서 무엇을 할래?” 물으면 목사가 되겠다고 한 것은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할머니와 어머니의 신앙이 너무 좋아 보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주체적으로 제 자신의 삶을 결정했던 때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분명하게 제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입술로 고백했던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인 것이 고2 때입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목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목사가 될 때까지 17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목사로서 13년을 살아왔습니다. 중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단 한 번도 다른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게 목사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목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기억 속에 단 한 번도 목사의 길을 버리고 다른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비록 가는 길이 어렵고 힘들고 자발적 가난의 길임을 알았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목사는 야망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소명으로 가는 길임을 알았습니다.


목사의 소명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한 답을 주고 있습니다. 목사의 고유한 소명은 설교자로서의 삶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는 일이 바로 목사로 부르심을 받은 이유입니다. 다른 것은 목사가 아니라도 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목사가 아니면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설교자의 삶은 목사가 가진 고유한 소명입니다.


설교자로서의 목사가 가진 소명은 바울이 증거한 대로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 4:12)입니다. 성도를 온전케 하는 일에 쓰임을 받았습니다. 성도로 하여금 봉사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를 세우는 일입니다. 이것이 목사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오직 성경의 가르침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은 설교의 미련한 것을 통해 교회를 세우십니다. 그리고 그 일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 설교자를 부르시고 훈련시키고 파송하십니다. 설교자의 소명은 오직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망각하면 설교자로서의 존재 가치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설교자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일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즉 영적인 성숙과 열매를 맺는 것은 설교자의 몫이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심입니다. 이것이 바로 설교자의 한계입니다.


설교자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람을 변화시키고 영적인 성숙에 이르게 하고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게 하지 못합니다. 오직 성령 하나님만이 이 일을 하십니다. 바울은 분란 많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이 사실을 분명하게 지적했습니다.

“그런즉 아볼로는 무엇이며 바울은 무엇이뇨 저희는 주께서 각각 주신 대로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한 사역자들이니라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 뿐이니라”(고전 3:5-7).


목사의 한계는 심고 물주는 일입니다. 자라게 하는 이는 오직 하나님입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지 않으면 목사는 교주가 되거나 탈진하게 됩니다. 설교자로 부름 받은 목사는 하나님이 맡겨주신 말씀을 정직하게 전하는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정직한 설교자의 삶은 때때로 많은 고난을 감당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위해 받는 고난은 복이 있습니다.


설교자는 사람들의 귀를 시원하게 하는 재담꾼이 아닙니다. 또한 사람들의 협박에 타협하는 자도 아닙니다. 말씀이 가는 데까지 가고 말씀이 멈추는 곳에 멈추는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설교자의 적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자신 안에 있습니다. 설교자는 오직 복음을 전하고 떠나야 합니다. 그 다음은 하나님이 하십니다.

설교자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성도들은 말씀 앞에 고백하고 성령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아야 합니다. 설교자를 통해 들은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씨름해야 합니다. 목사도 성도도 소명과 한계를 바르게 인식할 때 하나님의 교회는 더욱 건강하게 세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