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말이 주는 영향[고 소석 이주영 목사님을 추모하며]
말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의 중요성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 한 구절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에 굴레 씌우리라”(약3:2)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성경은 말에 실수가 없다면 그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라 칭함을 받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아마 우리 가운데 누구라도 말에 실수가 없기를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잦은 실수는 말에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말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말이 주는 기쁨과 영광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축복 가운데 하나입니다. 말 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말하지 못하였다면 온전하게 알 수 없었던 것도 말로 인하여 깨끗하게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말하는 사람이 문제입니다. 동일한 말도 사람에 따라 살리는 말이 될 수 있고 죽이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어제(6월4일) 저는 제 인생에 중요한 형향을 끼친 목사님이 하나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평강교회 원로 목사이며 칼빈 대학교 초대 총장이셨던 소석 이주영목사님입니다. 사실 소석 이주영목사님과는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먼 관계도 아닙니다.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곳에서 목사님과 만났습니다. 때로는 젊은 혈기로 대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평강교회에서 부목사 생활을 하면서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습니다.
첫째는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소탈하심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길거리에서 이주영목사님 내외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넓죽 인사하였습니다. 그러자 목사님은 자신의 주머니 이곳저곳에서 용돈을 꺼내어 아이들에게 다 주는 것입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두 번째는 평강교회 35년사를 집필하면서 교회 건축 당시 당신의 퇴직금을 건축 헌금으로 다 내놓은 기록을 보면서 또한번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세 번째는 교회를 개척하겠다고 작정하고 교회에 사표를 제출하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날 이었습니다. 그 때 왜 힘든 개척의 길을 가느냐고 염려하면서 두 가지 말씀을 주셨습니다. 하나는 사람에게 구걸하는 목회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세로 목회하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가난한 사람을 존중히 여기는 목사가 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누구에게도 들어 본 적이 없는 말이었습니다. 대형교회 목사였으며, 대학의 총장이었던 분이 하신 말씀이었기에 더 뜻밖이었습니다. 이 말씀이 교회를 개척하는 저에게 엄청난 도전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목회의 실천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가난한 사람을 존중히 여기는 교회입니다. 제 심장에 박힌 이 말씀은 목회가 무엇인지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철학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 땅에 소석 이주영 목사님은 없습니다. 지금은 하나님 품안에서 안식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자에게 주셨던 한 마디는 변방에 있는 한 목사의 삶에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사실 장례식장에서 잘 울지 않았지만 소석 이주영 목사님의 발인 예배에서 제 눈가에 눈물이 고였음을 보았습니다. 바로 제 마음이었습니다.
한 마디의 말이 주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때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말 한마디는 역사를 변화시키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우리가 모두 살리는 말을 하였으면 합니다. 한번쯤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어떠한 영향을 받은 말이 있는가? 그리고 어떠한 영향을 주는 말을 하고 있는가? 지금도 귓가에 가난한 사람을 존중히 여기라는 말이 맴돕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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