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구두를 만드는 제화공들의 슬픈 소식을 들었다.
30년 경력의 제화 장인들이 구두 한 켤레를 만들고 받는 공임이 5000원에서 7000원이란다.
40만원이 넘는 구두 한 켤레 공임이 고작 7000원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나는 귀를 의심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노예처럼 시키는 대로 일만 했다’는 제화공들의 외침을 듣고
분노를 넘어 슬픔이 목까지 차올랐다.
나는 젊었을 때 사는 일이 슬프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나님 나라의 정의가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고 꿈꾸며
담대하게 세상의 어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사는 일이 참 슬프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사는 일이 너무도 슬프고 가슴 시린 일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나 같은 죄인을 사랑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하나님 안에서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의 창이 새롭게 열리고
또 자연의 경이와 음악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에 잠길 때는 경탄에 경탄을 거듭하다가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옥 같은 인생의 현실을 보고
또 내 작은 몸으로 겪어내노라면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온다.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도 익숙해지기는커녕 되려 더 슬퍼진다.
사람 사는 일이 왜 이리도 허접하고 허무하고 추레하고 가여운지
삶 전체가 더 예민하게 슬픔으로 다가온다.
슬픈 인간.
서로의 추악함에 절망하고 아파하는 슬픈 인간.
저주의 사슬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칠수록 더 깊은 저주의 사슬에 묶이는 슬픈 인간.
화려한 죽음의 광장에서 거짓 자유의 하룻밤 축제를 벌이는 슬픈 인간.
그래! 우리 모두는 슬픈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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