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박영돈목사

믿노라 하면서 망할 자들 / 박영돈목사

새벽지기1 2016. 7. 14. 06:59


나는 칭의가 믿음의 열매인 행함에 따라 심판 받는 종말에까지 유보된다는 견해를 반대한다. 그러나 그런 입장이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으니 행함을 따라 심판받지 않는다는 전통적인 칭의론을 굳게 믿는다고 주장하면서 인간 말종처럼 행하는 자들에게는 꼭 적용되어야 할 관점이라고 본다.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진정한 회개 없이 버젓이 목사 노릇하는 자, 온갖 비리와 편법과 불의를 행하고도 참된 회심 없이 용서함 받았다는 자작 위로와 확신으로 충만하여 철면피적인 뻔뻔함을 만면에 머금고 여전히 유명목사로, 신학자로 활보하는 자들은 반드시 그들이 행한 대로 심판받을 것이다.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는 교리적인 명제를 한 치의 오류도 의심도 없이 굳게 믿는다고 구원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런 교리적 신념은 얼마든지 아무렇게나 살아도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식의 방종의 라이선스로 남용될 수 있다. 그래서 거짓 구원의 확신과 자기기만을 강화하여 영원한 파멸에 이르게 하는 올무가 될 수 있다.

칼빈은 이렇게 방종과 나태로 치우치게 하는 믿음은 사람을 결코 의롭게 하지 못하는 거짓된 믿음이라고 못 박아 말했다. 그리스도 안에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믿음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연합하여 끊임없이 죄와 옛 자아에 대해 죽는 회개와 거룩함의 열매를 맺는 믿음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 믿음은 항상 회개하는 믿음이다. 칼빈은 믿음으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신자의 삶을 한 마디로 회개의 삶이라고 정의하였다. 자신의 죄와 부패성을 철저히 회개하지 않는 자는 아무리 종교개혁의 칭의론을 사수하는 전통의 마지막 보루 행세를 해도 거짓된 자이며, 개혁주의를 표방하며 사기 치는 놈이다. 자신의 불의와 악행을 분명하고 철저하게 회개하지 않은 자는 아무리 개혁주의 칭의론을 떠들어대도 그의 악함에 따라 심판받아 멸망할 것이다.

칼빈이 가르친 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신자는 끊임없이 회개와 거룩함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산다. 마지막에 그들의 행위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행위로 인정된다. 이 행위가 최종 칭의의 근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려진 칭의의 바탕 위에서 하나님께 의롭게 인정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칼빈은 ‘행위에 의한 칭의(justification through works)’를 철저히 배격하면서도 ‘행위의 칭의(justification of works)’를 주장한다. 우리의 거룩한 행위도 죄로 오염되어있고 우리의 회개의 눈물마저 회개가 필요하지만 하나님이 그리스도의 공로에 근거하여 그것을 의롭다고 여기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의 인격 뿐 아니라 우리의 행위도 의롭다 하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거룩한 행위는 결코 최종 칭의의 근거나 공로가 아니라 이미 내려진 칭의의 믿음이 참되다는 증거이다. 우리의 행위는 우리를 의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 참인지를 입증하는 역할을 한다(Our works dose not justify us but justify our faith). 믿노라 하면서 악을 행하는 자, 칭의론을 죄와 방종의 라이선스로 악용한 자는 그 믿음이 거짓되고 사악하다는 것이 마지막 심판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 영원한 형벌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믿노라 하면서 거짓되게 행하는 이들은 심판을 두려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