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포도주 성찬식에 필요한 물품은 빵과 포도주다. 그것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먹을거리다. 이 두 가지만으로 우리가 만족할 수 있다면, 즉 생존 자체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삶이 새로운 빛을 낼 것이다. 나는 성찬식을 거행하면서 성찬식에 따른 공식적인 예전문을 읽은 뒤에 빵과 포도주를 각각 들고 다음과 같은 자유로운 멘트를 전한다. 경우에 따라서 조금씩 변형되는데, 기본적인 틀은 같다. 성도 여러분, 여기 빵이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놀라운 사실입니까? 없는 게 아니라 ‘있다.’는 것은 창조 사건과 버금갈 정도로 대단한 일입니다. 이 빵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생각해보십시오. 밀이 자라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물과 탄소와 태양빛이 작용하여 싹이 나고 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