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버지니아 연회 본부에서는 “Christian Nationalism Different from Patriotism”(기독교 국가주의는 애국심과 같지 않다)이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목회자들에게 보내 주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일부 백인 복음주의자들에게서 시작된 기독교 국가주의가 애국심을 가장한, 매우 위험한 이념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국가주의(Nationalism)는 인종이나 종교를 기준으로 하여 하나의 국가를 구성하고, 선택된 기준에 따라 국가의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이념을 가리킵니다. 이란은 이슬람교를 근거로 국가주의를 채택한 나라입니다. 1979년에 있었던 ‘이란 혁명’ 이후에 ‘라흐바르’라는 이름의 국가 원수(이슬람교 최고 지도자)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통치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 하면 히틀러는 위대한 게르만 족의 국가를 건설하자는 이념으로 국민을 통합시켰습니다.
기독교 국가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독교를 미국의 국교로 만들고 기독교 정신에 따라 국가의 모든 제도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것이 미국을 지상 낙원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며 미국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기에 그들은 피의 혁명을 통해서라도 그 꿈을 이루려 합니다. 두려운 사실은 그 날을 준비하기 위해 인적 없는 곳에서 비밀스럽게 군사 훈련을 하고 있는 기독교인 민병대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독교 국가주의는 기독교 신앙도 아니고 사상도 아닙니다. 기독교를 이용한 정치 이념입니다. 그런데 기독교 국가주의가 기독교적 믿음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믿는 이들이 그런 오해에 빠지면 기독교 국가를 세우는 일을 최고선으로 믿고 따릅니다.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국 사회에 기독교 신앙이 회복되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사람은 모두 동등하게 태어났고, 하나님에게서 부여 받은 개인의 권리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으며, 각 사람은 주체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는 미국의 건국 사상은 성서의 인간관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인의 절대 다수가 기독교 신앙을 떠났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부정하면, 미국의 건국 사상도 무너져 버립니다.
그것이 지금 미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의 원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기독교적 신앙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법과 제도로 정하여 강요할 것이 아닙니다. 국가주의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선택된 이념이나 종교를 수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배척하고 때로는 제거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이천 년 동안 기독교 국가주의를 택하여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 보기를 시도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시도들은 모두 거대한 죄악을 낳고 참담하게 실패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좋은 것이지만, 그것을 제도로 만들고 법으로 만들어 강요하는 순간 악이 됩니다. 진실한 신앙은 사랑과 섬김과 헌신과 희생을 통해서만 전파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애국심은 중요한 덕목입니다. 자신이 속한 나라가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 모든 국민이 복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 애국심입니다. 자신이 속한 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국민으로 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하나님 나라의 정의가 이루어지도록 힘씁니다. 기독교인들의 궁극적인 충성은 땅의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하나님 나라의 시민됨을 잊는 순간, 애국심은 우상숭배가 되어 버리고, 자칫 잘못하면 기독교 국가주의로 미끄러집니다.
기독교 국가주의는 기독교인들이 빠질 수 있는 최악의 위험입니다. 애국심은 기독교인들이 품어야 할 마땅한 미덕입니다. 하지만 애국심조차도 기독교인에게는 절대적이 될 수 없습니다. 기독교인의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충성은 하나님 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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