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거룩한 성품의 공동체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9. 1. 07:24

     다음 주일은 우리 교회의 생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세 번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생일은 2007년 9월 9일 입니다. Manassas St.Thomas UMC에서 첫 예배를 드림으로 처음으로 우리 교회가 심겨졌습니다. 두번째 생일은 2009년 9월 11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매나싸스를 떠나 지금의 Centreville UMC로 이사 왔습니다. 세번째 생일은 2016년 7월 3일입니다. '지교회'에서 '독립교회'가 되고 와싱톤사귐의교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교회를 시작할 때의 취지는 와싱톤한인교회의 건강한 DNA를 가진 새로운 교회를 세우자는 것이었습니다. 취지와 이상은 좋았지만, 건강한 교회로 든든히 세워지기 까지는 많은 우여곡절과 눈물과 기도가 필요했습니다. 교회의 존립이 위협받을 때도 있었고, 심한 내적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겪을 동안에는 힘겨웠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것이 모두 연단의 과정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뉴저지에서 열렸던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에서 저는 지난 30년의 목회 여정을 회고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돌아보니, 크게 다섯 번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토론토강림교회에서의 목회였고(1990-1992), 둘째는 협성대학교에서의 교육 목회였습니다(1992-2002). 셋째는 뉴저지 Belmar First UMC에서의 목회였고(2003-2005), 넷째는 와싱톤한인교회에서의 목회였습니다(2005-2016). 2016년부터 시작한 우리 교회에서의 목회가 저에게는 다섯째이자 마지막 목회 여정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에서의 8년 동안 내가 이룬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 보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것이 없었습니다. 교회는 아직도 여러가지로 부족함이 많습니다. 외형적으로는 중형 교회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고, 구제와 선교에 있어서 꽤 잘 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도는 웬만한 교회가 다 하는 일입니다.

   우리 교회만의 특징은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두 가지가 짚였습니다. 하나는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훈련을 6년 동안 지속해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노력을 통해 적어도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은 영적 성장을 위해 필수다"라는 의식은 교우들의 마음에 전해졌다고 믿습니다. 그 믿음에 따라 신실하게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영적 습관이 몸에 배인 교우들도 적지 않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교회로 모이는 신앙"과 "일상의 자리에서 주님과 동행하는 신앙"을 겸비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교회만의 DNA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교회적으로는, 개인적으로 "삼중사귐의 영성"을 부단히 추구해 온 결과, 독특한 성품을 가진 믿음의 공동체로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거룩한 예배를 추구하고, 따뜻한 사귐을 소중히 여기고, 각자 자신의 은사를 따라 할 일을 찾아 섬기며, 의롭고 선한 행실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쓰는 교회로 형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성품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어서 늘 깨어 노력해야 하겠지만, 일단 방향성은 잘 잡혀 있다 싶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예상했던 은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저만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우리 교회에 제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준비되는 대로 저는 은퇴하여 작은 교회들을 돌아다니면서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 전까지 우리 교회가 독특한 성품의 공동체가 되어 든든히 서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것이 남은 기간 동안 저에게 맡겨진 소임이며 또한 교우 여러분의 소임이기도 합니다.

   신실한 신앙인들에게 교회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또한 그것은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주님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가 거룩한 성품의 공동체가 되어 이 지역에서 오래도록 든든히 서서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도록 기도하고  노력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