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진설병 (막 2:26)

새벽지기1 2022. 8. 14. 07:17

'그가 아비아달 대제사장 때에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고 함께 한 자들에게도 주지 아니하였느냐?' (막 2:26)

예수님은 사무엘상 21장1-6절의 다윗 이야기를 인용했습니다. 망명생활을 시작하게 된 다윗은 놉의 제사장 아히멜렉에게서 먹을 걸 요청했습니다. 아히멜렉은 마침 일반적인 빵은 없고 제단에 올린 떡, 즉 진설병만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거라도 달라는 다윗에게 아히멜렉은 진설병을 주었습니다. 제사장만 먹을 수 있던 진설병을 다윗에게 내준 이유는 그 당시 다윗의 처지가 아주 딱했기 때문입니다. 사울의 부마이자 군사령관이었던 다윗은 사울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하루끼니조차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사무엘상에는 제사장의 이름이 아히멜렉인데, 여기 마가복음에는 아비아달로 되어 있군요. 그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지 진설병 사건에서는 사실 다윗보다는 아히멜렉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만약 아히멜렉이 진설병을 거절했다면 다윗은 아무 소리 못하고 물러나와야만 했습니다. 그런 정도로 다윗의 입지가 아주 어려운 때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아히멜렉은 다윗의 생존을 위해서 진설병을 기꺼이 내놓았습니다. 오늘 본문이 말하려는 것은 아주 분명합니다. 진설병과 같은 종교형식은 사람의 생명보다 하위개념입니다. 아무리 중요한 전통과 관습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 전통이 무의미하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사람의 편의에 따라서 그런 것들을 간단히 해체해도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종교형식은 생명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그릇이 없으면 음식을 담을 수 없듯이 종교형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릇은 음식을 담는 역할이지 음식 자체는 아닙니다. 그릇이 그런 역할을 넘어서서 음식이 되려고 한다면 종교는 생명력을 잃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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