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오늘 아침 이 시간은 우리 주님의 산상보훈 가운데서 몇 절 봉독(奉讀)했습니다.
제가 여기 6장 25-30절의 이 말씀을 오래 전 학생 시절에 읽을 때에 자연히 팔레스틴의 맑고 푸른 하늘이 연상되고 따뜻한 햇빛 아래서 주님께서 사랑하는 제자들을 앉혀 놓고 공중에 날아가는 새들을 가리키며 말씀하시고 들에 핀 백합화를 친히 보시면서 말씀해 주신 이 교훈을 생각할 때 이 교훈이 얼마나 시적이고 예술적이고 이상적인 교훈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에 곧 제 마음 가운데 들어오는 것은 우리 한국 사람 같이 가난한 사람이야 어찌 이 교훈대로 살수가 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을 품으면서 읽었던 것입니다. 학생 시절이 지나간지 오래입니다. 어느 덧 청년 시절도 지나갔습니다. 아마 지금 장년기 중에서도 말기를 당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1954년 8월 15일도 당했고, 38선을 넘어 보았고 6·25 사변도 겪어 보았고, 1·4후퇴의 그 비장한 재차 후퇴를 경험해 보았고, 대구와 제주도와 부산으로 떠돌이 생활도 해 보았으며, 지금은 우리가 여기 돌아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서 제가 하나님 앞과 여러분 앞에서 간증으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성경 말씀을 과거의 체험에 비추어서 다시 읽을 때, 과연 이 말씀이 시적이고 예술적이고 이상적일뿐더러 얼마나 참되시고 사실적인 교훈인가, 내가 어찌해서 20년 전, 30년 전부터 이 말씀을 이대로 참되게 믿고, 이대로 꼭 사실대로 믿어오지 않았는가 하고 스스로 한탄하는 생각이 납니다. 여기 앉은 여러분들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당하신 줄 압니다. 이북에서 대대로 좋은 기와집에 살면서 문전옥답을 앞에 두고 좋은 사업을 가지고 살다가 갑자기 공산당이 와서 세 시간 안으로 이 집에서 나가라고 숙청 당한 분도 이 가운데 여러분 계신 줄 압니다. 그 때에 여러분은 어디로 가여 좋을까 하고 말할 수 없는 탄식을 한 줄 압니다.
여러분, 38선을 넘고 또 설상가상으로 6.25五 사변 1·4후퇴 등 모든 어려움을 당한 줄 압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하여 이 과거의 여러분들의 경험이 이 성경 말씀에 비추어 어떤 교훈을 가르쳐 줍니까? 저는 여러분이 저와 같이 이야기할 때에 과연 우리가 숙청을 처음 당할 때나 38선을 처음 넘을 때나 어떻게 살지 도무지 알 수 없고 어디를 가도 캄캄하여 근심하고 염려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모두 생각해 보니 공연한 염려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는 동안 우리가 살 수 있습니다.
오늘 하시는 말씀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우리의 과거 경험을 통하여 주님의 귀한 말씀을 한번 더 생각하여 은혜 받기를 원합니다. 자, 여기 읽어보면 예수 님께서 우리 믿는 자들을 향해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의식주(衣食住) 문제를 너무 걱정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 까닭은 첫째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공중에 나는 새와 들의 꽃까지도 간수해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계시니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다음에 하시는 말씀은 우리들이 염려함으로 우리들의 키 한 치를 더 크게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염려해서 우리들의 일 한 가지 해결한 적이 있느냐는 뜻입니다. 없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하는 것은 이방인이 구하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니까 그렇게 염려하고 걱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염려함은 불신자의 태도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염려하거나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하시는 말씀이 예수께서 이제 우리들에게 염려 한하고 근심 안하고 평안히 살 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이르시기를 염려하지 말고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이 모든 것은 없애버리고 더해 주겠다는 말씀입니다. 안심하고 풍부해질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다 그것은 먼저 우리들이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모든 것을 더해 주실 것입니다. 여기 이 말씀 가운데 중요한 것은「먼저」라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 데 필요한 것이 많으니까 구하는 것도 많습니다. 여기에 구한다는 말은 꼭 기도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찾는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기도도 하고 노력도 하고 일도 하고 힘쓴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먼저 힘쓸 것이 있고 먼저 탐구할 것이 있습니다.
여기에 공부하는 학생들은 잘 알 것입니다. 우리가 수학을 공부할 때 먼저 공식을 잘 암기하여야 합니다. 기하학을 공부할 때에 먼저 정리(定理)를 잘 기억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어학 공부할 때는 문법부터 잘하면 다른 것은 다 따라옵니다.
여러분, 우리 사람이 세상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한 번만 옵니다. 우리 사람의 행로는 한번만 갑니다. 편도의 길이올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와서 살 때에 한 번 와서 한 번만 사는 것입니다. 한번 사는 이 생활을 잃으면 아주 잃어버리고 맙니다. 한번 사는 이 세상에서 내가 무엇을 먼저 탐구하여야 풍부한 생활을 할 수 잇느냐?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일입니다.
여러분은 잘 아십니다. 몇 해 전에 히틀러는 여러 청년들과 국민들에게 하는 말이, 독일 사람이 살려고 할 것 같으면 제일 먼저 구할 것은 독일 민족인 아리안 종족이라고 하며 다른 종족을 다 없애고 자기 종족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이것을 나치즘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일 먼저 이 민족 지상주의를 따르면서 나치스를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여러분이 잘 아십니다. 민족은 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보다 먼저 민족 지상주의를 부르짖은 자와 부르짖은 민족의 마지막은 다 같은 운명에 빠집니다. 이태리의 무솔리니는 일찍이 일어나서 이태리 청년들에게 하는 말이 이태리 사람들이 제일 먼저 구할 것은 옛날 한 번 없어진 로마 제국을 다시 건설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국가가 지상이라고 하며 이태리인들은 먼저 국가를 구하자고 외쳤습니다. 많은 이태리 청년들이 그 부름을 따라서 갔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국가가 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보다 먼저 국가를 찾으면 이와 같이 동일한 운명에 빠집니다.
칼 마르크스, 스탈린, 레닌, 이런 사람들이 일어나서 여러 대중들을 향해서 부르짖는 말이, 이 세상에서 제일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먹는 것 곧 빵이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시험받으실 때 이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고 하며 떡이 제일 귀하다고 한 마귀의 말과 꼭 같은 말입니다. 떡만 먼저 구하는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우리는 머지 않아 볼 것입니다. 과학이 귀합니다. 과학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과학을 먼저 구한다면, 우리에게 혜택을 못 가져옵니다. 지식과 예술도 그러합니다. 이런 모든 것을 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일 먼저 구할 것이 있습니다. 여기 예수 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제일 먼저 구할 것이 하나 있는데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 하면 이 모든 것을 다 우리에게 더하여 주시리라고 하십니다.
여러분, 하나님 나라라고 하면 성경 말씀에 기록되어 있으나 얼른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조금 더 신학적으로 이야기할 것 같으면 이론도 많겠으나 평범히 간단하게 하나님의 나라라는 뜻은 하나님께서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만일 우리의 마음을 온전히 다스리면 내 마음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 것입니다. 내 마음에 하나님에 나라가 있습니다. 만일 우리 가정을 온전히 하나님께서 다스리신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현재입니다. 그러나 이 다음에 하나님의 나라가 완전히 임해서 이루어질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실 때는 완전히 임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미래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완전히 이루어진 곳은 하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는 시간을 초월합니다. 영원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부분이 불완전하게나마 나타납니다. 그것이 우리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 나라와 꼭 같을 수는 없으나, 불완전하지만 하나님 나라가 세상에서 보이는 부분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구한다는 뜻은 첫째는 이와 같은 나라에 들어가기를 힘써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다 예배당에 와 있습니다. 예배당에 들어왔다고 우리가 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이제 말했습니다. 꼭 같지는 않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거듭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회개의 좁은 문을 들어가지 않고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바라기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오셨기를 바랍니다. 아직 하나님 나라에 들어오시지 않았다면, 먼저 여러분이 회개하고 거듭 나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오십시오.
둘째로,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왔으면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법률대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국법을 준행(遵行)하여야 합니다. 미국 사람은 미국의 법을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면 하나님 나라의 법률을 지켜야 하겠습니다. 그 의를 구하라 함은 그런 뜻인 줄 압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있습니다. 그것은 천국의 율법입니다. 사람의 의가 아니요, 내가 옳게 보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서 옳게 보는 천하의 공도(公道)인 의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우리 하나님 나라에 들어왔으면, 하나님의 의대로 개인 생활이나 가정 생활이나 사회 생활을 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의를 간구(懇求)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뜻이 있는 줄 압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와서 그 의대로 살뿐더러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면 하나님 나라를 확보하기 위해 힘써야 하겠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전도하여야 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개인 생활과 가정 생활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에서도 실행되기 위해 힘써야 되겠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회적 사명이 있는 줄 압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확보한다고 하면,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와야 하겠고 하나님의 법대로 살아야 되겠고 하나님 나라를 확보하기 위한 저도 사업과 사회적 사명을 우리가 준행하여야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찾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가 학생이라 한다면 학생으로서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찼을까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물론 회개하지 않았으면 회개하여야 할 줄 압니다. 회개한 사람으로 가령 내가 소학교,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급 학교를 간다고 하면, 상급 학교에 갈 때 제일 먼저 표준 삼을 것은 어느 학교에 가야 하나님의 의에 맞겠는가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학교에 입학한 다음에는 여러 과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어떤 재주를 주었는데 내가 어떤 과 에 들어가랴 하나님 나라의 확보가 그 의를 구하는 데 제일 필요하겠는가를 결정합니다 그 표준으로 과(科)를 작정하여야 됩니다. 또 졸업한 다음에는 내가 어떤 직장에 가야 될까 를 생각하면서 단순히 내가 돈을 많이 받겠다는 이 표준보다도 내가 어느 곳에 가야 제일 하나님의 나라를 확보하고 우리 사회에서 의를 행할 수 있는 그런 자리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됩니다. 내가 공무원이면 공무원으로서 어떻게 하여야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할 수 있는가 하는 표준아래서 국가의 책임을 다하여야 되겠습니다. 내가 사업가라면 사업을 선택하고 사업을 실행하고 사업에서 이익을 얻어서 이익을 배당하는 이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우리 믿는 이는 내 시간을 쓸 때에도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제일 먼저 기도하는 것이 제일 귀한 줄 압니다. 한 구간의 첫 날 주님의 날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제일 귀한 줄 압니다. 1년에 한 번씩 하는 사경회도 놓치지 마십시오, 제일 귀한 알인 줄 압니다. 결혼할 때나 친구를 사귈 때나 무엇을 하든지 우리는 하나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언약하시기를, 이렇게 우리가 모든 생활 부면(部面)에 있어서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찾으면, 우리가 염려하는 이 모든 것을 더하여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분명히 믿는 것은, 비록 가난하다고 하지만 대통령으로부터 어린아이들까지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세워서 그대로 꼭 한다고 할 것 같으면 경제 문제도 무난히 해결될 줄 압니다. 통일도 될 줄 압니다. 우리가 무엇을 찾을 때에 다음과 같은 순서로 찾아야 한다고 어떤 분이 말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을 찾고, 둘째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찾고, 셋째 자신을 생각하라.
그러나 우리가 보통 흔히 이와는 반대로 찾았습니다. 먼저 자신의 유익을 찾고 제일 마지막에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으로 일이 바로 안 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든지 먼저 신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점원이 되고 공무원이 되고 사업가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찾고 그 다음에 다른 순서가 와야 하겠습니다. 이 말은 너무 유명해서 제가 반복할 필요가 없는 줄 생각하지만 너무 적절하니까 말합니다. 전에 있던 일이라고 하는데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한 번은 미국 대사를 만나서 한 말이라고 합니다. 그의 말이 단신의 소장들은 하나님을 찾기 위해서 이 북미에 왔다가 하나님도 찾았을 뿐더러 금도 찾고 물질의 축복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하는 말이 그러나 우리 아르헨티나 경우, 우리 조상의 대부분이 금을 찾아 돈을 모으기 위해서 아르헨티나 이주해 왔는데 지금 보니 돈도 찾지 못하고 하나님도 찾지 못했다는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사랑하시는 여러 교우, 사랑하시는 동포 여러분, 특별히 이북에서 피난 오신 여러 동포들, 여러분이 과연 하나님을 찾기 위해서 여러분의 고향을 내버리고 재산을 다 버리고 38선을 넘어서 이 곳에 왔습니까? 그러면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지금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염려하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과연 그 나라와 그 의를 먼저 구한다고 하면 이 모든 것을 여러분에게 주실 것입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합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반드시 모든 다른 축복도 더하여 주실 것입니다. (1954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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