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존 칼빈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려면 온전히 자기를 부인하여야 한다 / 존 칼빈

새벽지기1 2016. 6. 3. 16:36


그리스도인 삶에 대한 또 하나의 원리는 우리 자신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구하며 주님을 영화롭게 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행동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을 거의 잊어버리고 우리의 관심사를 뒤로 제쳐두고서 하나님과 그의 계명에 신실히 순종하고자 애쓰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 귀한 전진의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은 우리 자신에 대한 사사로운 관심을 제쳐두라고 명령하지만, 이것은 부귀나 권력이나 사람의 칭찬을 지나치게 사모하는 그런 마음을 버리라는 뜻일 뿐 아니라 세상의 영광을 향한 모든 야망과 갈망, 그리고 그 외에 더 은밀한 욕심까지도 다 제거하라는 뜻이다.

 

그리스도인은 모름지기 그의 생애 전체를 통틀어서 언제나 하나님을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살아가도록 그렇게 훈련받고, 그런 자세를 확고히 해야 하는 것이다. 그처럼 모든 일을 하나님의 처분과 그의 결정에 다 맡기듯이, 그리스도인은 그의 온 마음의 의도를 신실하게 하나님께로 향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처음부터 제자들에게 자기를 부인할 것을 그렇게도 강하게 강조하셨는데(16:24), 이것이 바로 그것인 것이다.

 

이처럼 자기를 부인하는 마음이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면, 교만이나 허식이나 뽐내고 싶은 것이나 또한 탐욕, 욕심, 화려함을 좋아하는 것이나 기타 자기를 사랑하는 데서 나오는 온갖 악행들의 여지가 없어진다(딤후3:2-5). 그러나 반대로 자기를 부인하는 마음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 부끄러움도 모르고 추하기 그지없는 죄악에 빠지든가, 아니면 덕스러운 모습을 나타낸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칭찬을 바라는 욕심으로 더럽혀지고 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부인하는 심정이 없는 사람이 선을 행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칭찬을 받고 싶어서 하는 일일 것이다. 철학자들은 덕행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고 열심히 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지만, 그들을 정말이지 교만으로 가득 차서 자기들의 덕행의 목적이 오로지 자기를 자랑하기 위한 것밖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 보였다. 주님은 그들의 세상에서 자기 상을 이미 받았노라고 하셨고(6:2,5,16), 또한 창녀와 세리들이 그들보다 천국에 더 가깝다고 선언하신 것이다(21:31).

 

사람이 바른 길을 가는 데에는 정말로 크고 많은 온갖 장애물들이 있기 때문에 자기를 부인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그 길을 갈 수가 없다. 옛 사람들의 말처럼 과연 무수한 악이 사람의 영혼 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치료하는 길은 오직 한 가지, 곧 나 자신을 부인하며 나의 생각을 죽이고, 주께서 나에게 요구하시는 일들을 행하는 데 온 마음을 쏟는 것이다. 오로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그런 일들을 추구하는 것이다.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중권(크리스천다이제스트), pp 204-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