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존 칼빈

거룩한 삶이 하나님과의 연합의 끈이다 / 존 칼빈

새벽지기1 2016. 5. 31. 21:19


중생의 목표는 신자로 하여금 하나님의 의와 조화를 이루고 일치하는 삶을 살도록 하며, 그들이 하나님의 양자가 된 사실을 분명히 드러내도록 하는 데 있다(갈4:5,벧후1:10).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성경의 교훈에는 크게 두 가지 면이 있다. 첫째는, 인간의 본성 그대로는 의를 사랑하는 일에 도무지 끌리지 않으며, 따라서 그처럼 의를 사랑하는 것이 우리 마음속에 주입되고 심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가 의를 추구해 가는 동안 잘못 곁길로 빠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한 가지 원리를 성경이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성경에는 의를 추구하도록 독려하는 갖가지 놀라운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성경은 “하나님이 거룩하시니” 우리도 거룩해야 한다(레19:2,벧전1:15-16)고 가르치는데, 과연 이보다 더 확실한 근거가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가 마치 양 같이 흩어져서 이 세상의 미궁 속을 헤메고 다녔으나,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셔서 다시 그의 울타리 안에 있게 하셨다.

 

우리가 하나님과 연합하였다는 사실을 들을 때마다 거룩함이 그 연합의 끈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자. 우리의 거룩함이 공로가 되어 그것을 근거로 하나님과의 교제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과 연합되어 있어야 그의 거룩함이 우리에게 가득 차게 되고, 그가 부르시는 곳으로 따라가게 된다- 하나님의 영광이 악이나 부정과는 어떠한 교제도 나누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므로, 하나님과 교제하는 자는 당연히 거룩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성경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거룩함을 목표로 삼고 바라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사35:8). 만일 우리가 인생을 사는 동안 줄곧 악과 부패 속에 뒹군다면, 우리를 그 속에서 건져 구원해내신 목적이 도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성경은,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유할 자 누구오며 주의 성산에 거할 자 누구오니이까?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일삼는 자니이다”라고 한다(시15:1-2, 24:3-4). 여호와께서 거하시는 성소가 마치 더러운 흙이 가득한 마구간처럼 된다면 그것이 과연 온당한 일이겠는가?

 

그리스도인의 삶은 구속의 은혜에 대한 응답이다. 주께서는 오로지 한 가지 조건, 즉 우리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낸다는 조건으로 우리를 그의 자녀로 받아들이셨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의를 위하여 우리 자신을 드리고 헌신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배신으로 우리의 창조주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 자신을 저버리는 행위인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신을 아버지로 계시하셨으므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의 자녀임을 드러내어야 마땅하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하나님께 배은망덕한 일일 수밖에 없다(말1:6,엡5:1,요일3:1).

 

그리스도께서 그의 피로 씻으셔서 우리를 정결케 하셨고, 또한 세례를 통해서 이 정결함을 전달해 주셨으므로, 우리가 다시 우리 자신을 더럽힌다면 그것은 정말 가당치 않은 일이다(엡5:26히10:10,고전6:11,벧전1:15,19).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그의 몸에 접붙여 주셔서 우리가 그의 몸의 지체들이 되었으니, 흠과 티가 없도록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마땅하다(엡5:23-33,고전6:15,요15:3-6). 우리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께서 하늘에 올리우셨으니, 이 땅의 것들에 대한 사랑을 뒤로 제쳐두고 전심으로 하늘을 사모하는 것이 합당하다(골3:1). 성령께서 우리를 하나님께 성전으로 드리셨으니, 하나님의 영광을 밝히 드러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죄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도록 경계해야 마땅하다(고전3:16,고후6:16). 우리의 영혼과 육체가 장차 하늘에 속한 썩지 않는 영광에 들어가 쇠하여지지 않는 빛난 면류관을 쓰게 될 것이므로(벧전5:4), 주의 날까지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순결하고도 부패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도록 힘써 노력해야 할 것이다(살전5:23,빌1:10). 이것들이야말로 올바른 삶을 세우는 가장 확실한 토대가 되는 것이다.

 

진리에 대한 지식은 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삶에 있다. 그런 지식은 오직 영혼 전체가 그것에 사로잡히고 내면의 깊은 마음에 그 진리가 자리를 잡아야 비로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교리는 반드시 마음속으로 들어가 우리의 일상 생활에 전해져서 그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변화가 일어나야 하고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연약한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매일매일의 여정에서 조금씩은 전진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날마다 주님의 길을 걸으며 전진하도록 하자. 그리고 자꾸 실패한다고 해서 절대로 좌절하지도 말자. 바라는 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할지라도, 우리의 삶이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낫다면, 오직 한 마음으로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면, 절대로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의 전 과정을 통해서 찾고 추구해야 할 일이다. 이 연약한 육체를 벗고 하나님과의 충만한 교제에 들어갈 그날이 오면 마침내 그 완전한 목표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중권(크리스챤다이제스트), pp 196-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