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7 16

역설의 정점(계1:9-20) / 정병선목사

이 세상과 삶은 신비와 모순, 역설로 가득합니다. 물론 나름대로 질서도 있고, 이성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신비와 모순, 역설이 가득합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 부부가 평생을 함께 살아도 서로를 잘 모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면 나도 나를 다 알지 못합니다. 그래요. 인생을 살면 살수록 신비와 모순과 역설 투성이인 세상이 보입니다. 인생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내가 모른다는 사실만 확인됩니다. 그런데 세상보다 더한 신비와 모순과 역설이 가득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성경의 메시지입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하시는 일과 하나님의 말씀은 다 신비하고, 모순 덩어리이고, 역설로 가득합니다. 요한계시록은 예수가..

총회를 마치고 / 김영봉목사

지난 주일 교인 총회에서는 한 표 모자란 만장일치로 Pender UMC에로의 이전이 확정 되었습니다. 반대 의사를 표시한 한 표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잘 못 표기하셨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반대 표기를 통해 뭔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뜻을 알아볼 방법은 없지만, 앞으로 이전 과정에서 그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예배당 이전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고 나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컸지만 마음 한 켠에는 묵직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이 예배당을 매우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자연 채광을 최대로 살린 밝고 아름다운 예배당은 오래도록 그리울 것입니다. 이른 아침 혹은 일과 중에 텅 빈 예배당에 홀로 앉아 있으면 하나님의 임재에 둘러..

극명하게 대조되는 인격(삼상18:5-16) / 리민수목사

극명하게 대조되는 인격(삼상18:5-16) 본문은 다윗이 요나단뿐만 아니라 온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도 사랑과 인정을 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5절).  반면에 이로 인해 사울이 다윗을 시기하고 죽이려고 했다. 즉 사울은 다윗의 승리를 노래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칭송을 매우 불쾌하게 여겼으며, 악신의 지배를 받아 다윗에게 창을 던져 죽이려고까지 했다.  하지만 다윗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울에게 대항하여 반역을 하거나 공격하지 않고 그저 피하고 순응했다. 이는 자신의 운명을 철저히 하나님께 의지하는 믿음과 인격의 결과였다.

고난주간(4) -겟세마네의 기도, 4월5일, 목 / 정용섭목사

주님,십자가의 죽음을 예감하신 예수 당신은겟세마네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기도드리셨습니다.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 달라고.그러나 아버지의 원대로 하시라고.예수님은 대동한 세 명의 제자들에게당신은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함께 깨어 있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아,제자들은 잠에 떨어졌습니다.예수님이 깨웠으나 반복해서 잠에 떨어졌습니다.예수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도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냐고,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고,마음에는 원이지만 육신이 약하다고.예수님에게 다가온 십자가 사건을 이해하지 못하고결국 잠시도 깨어 있지 못한 제자들이 바로 우리들입니다.늘 큰소리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예수님과의 관계마저 부인한 베드로가 우리들입니다. 주님,우리로 영적인 잠에서 정신을 차리도록죽비..

고난주간(3) 4월4일, 수 / 정용섭목사

주님,우리는 매주일 예배를 드릴 때마다‘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라는 구절을 암송하면서예수님의 고난에 대한 책임을 빌라도에게 미룹니다.이 얼마나 미련하고 뻔뻔한 행태입니까.예수님은 빌라도가 아니라 우리에게 고난을 받으셨습니다.지금도 우리를 통해 고난 받고 계십니다. 산헤드린의 고발이 무고라는 사실을 알면서도민중들의 고함소리와 로마권력의 충동에 휘둘려타의반자의만으로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한 빌라도는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입니다.우리는 기존의 익숙한 삶에 길들여진 탓에예수님이 누구시며예수님에게 일어난 구원사건이 무엇인지,그리고 진리와 생명의 능력이 무엇인지를분별한 능력을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으니빌라도와 다를 게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권력 지향적이며 이기적인지,힘 있는 자에게..

고난주간(2) -4월3일, 화 / 정용섭목사

주님,예루살렘에 들어가서 고난당하고죽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열정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던 시몬 베드로에게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습니다.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그건 우리 모두를 망치는 길이라고 말리던 베드로에게주님은 ‘사탄!’이라고 책망하셨습니다. 베드로의 행동은 사람의 생각이지하나님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우리는 늘 베드로처럼 삽니다.생각이 늘 사람을 중심으로만 돌아갑니다.그것이 아무리 세련되고 신앙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우리는 늘 베드로처럼 삽니다.신앙적이고 인격적인 진정성은 있지만하나님의 고유한 구원 통치 앞에서자기의 고집만 내세웁니다.그러다가 결국 마지막 순간에부끄럽고도 뻔뻔스럽게 예수님과의 관계를 부정합니다. 주님,우리도 베..

고난주간(1) -십자가의 신비, 4월2일, 월 / 정용섭목사

주님,우리는 하나님의 극심한 사랑을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에서 경험합니다.그 십자가는 당신께서 아들을 버릴 정도로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그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이해한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렵고,또는 오해하기도 쉬워서,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가우리 삶의 중심에 들어오지 못하고단순히 교리로 남거나낭만적인 종교 감정으로 떨어질 때가 많습니다.우리에게 영적인 깨우침을 주시어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행하신인류 구원의 신비 안으로 깊이 들어가게 해주십시오. 바울의 진술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고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었습니다.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였습니다.(고전 1:23,24)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는곧 하나님..

종려주일 -메시아 살해, 4월1일, 주일 / 정용섭목사

주님,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세상 지도자들에게 재판받는 장면을 읽었습니다.(막 15:1-15)유대교를 대표하는 산헤드린에 의해 고발되신 예수님은로마를 대표하는 빌라도 총독 앞에 피고인으로 서셨습니다.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네 말이 옳도다.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으로 너를 고발하는가 보라. 무죄한 메시야의 살해음모가 진행되는 동안예수님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처럼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받아들였습니다.복음서 기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서인류의 역사가 얼마나 잔인한지,그리고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아니라2천년이 지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똑같이 잔인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메시아를 고발한 대제사장들이 바로 우리이며,바라바를 살리고 ..

냄새에 집중하기, 3월31일, 토 / 정용섭목사

주님,왜 저에게 코를 주셨습니까?단지 입이 막혔을 때 대신 숨을 쉬라고,또는 몸으로 들어가는 찬 공기를 데우라고 하신 것만이 아니라냄새로 세상과 소통하라는 뜻도 크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실 때세상 곳곳을 다양한 냄새로 가득하게 하시고우리로 공기로 전달되는 냄새를 맡게 하셨습니다.꽃향기로부터 두엄 냄새까지,참외, 딸기, 사과, 바나나 냄새,그리고 커피와 된장찌개와 밥 익는 냄새 ...바닷가의 비린내와 깊은 숲속의 솔 향은저를 생명의 아득한 저편으로 인도하곤 합니다. 그 냄새로 생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더 근본적으로는 어떤 사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끼는데어찌 아득한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혹시 제가 앞으로 볼 수 없는 형편에 이른다거나듣지 못하는 형편에 이른다 해도냄새에 집중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