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교인 총회에서는 한 표 모자란 만장일치로 Pender UMC에로의 이전이 확정 되었습니다. 반대 의사를 표시한 한 표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잘 못 표기하셨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반대 표기를 통해 뭔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뜻을 알아볼 방법은 없지만, 앞으로 이전 과정에서 그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예배당 이전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고 나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컸지만 마음 한 켠에는 묵직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이 예배당을 매우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자연 채광을 최대로 살린 밝고 아름다운 예배당은 오래도록 그리울 것입니다. 이른 아침 혹은 일과 중에 텅 빈 예배당에 홀로 앉아 있으면 하나님의 임재에 둘러 싸인 듯한 깊은 평안을 느꼈습니다. 날씨 좋을 때는 예배당 입구에 조성된 정원 벤치에 앉아서 묵상을 하곤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예배당 전체를 울리는 파이프 오르간의 음악 소리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희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제 마음이 무거웠던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이 교회 예배당을 우리의 집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래도록 CUMC교우들과 함께 예배 드리며 아름다운 동반자의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동반자로서의 협력 사역은 고사하고 우리 자신의 목회 활동조차 제약 받는 현실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치 않는 결정을 하고 막상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던 것입니다.
CUMC 교우들 중 많은 이들도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우리 교회가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서운해 하고 있습니다. 이미 정해진 길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최선을 다해 선한 이웃으로 있다가 가야 하겠습니다.
지난 주간에 Pender UMC의 Bruce Johnson 목사님과 이사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희는 12월 29일에 송년 예배를 드리고 30일에 짐을 옮길 예정입니다. Bruce 목사님은 31일 송구영신예배를 Pender UMC에서 드려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중언어(bilingual)로 예배를 드린다면 자신과 교우들이 참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교회가 연합으로 드리자고 제안했습니다. 새 교회에서 드리는 첫 예배를 두 교회가 연합으로 드리는 것은 더 없이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매년 송구영신예배는 두 교회가 연합으로 드리는 새로운 전통이 세워질 것입니다.
저는 다음 주일 Pender UMC 예배에 참석하여 인사를 드릴 예정입니다. 우리 교회 IT 팀원들도 같이 가서 음향과 영상 그리고 영상 송출에 대한 견습할 것입니다. ES에서는 미리 음향기계들을 옮겨 놓을 계획입니다.
물건을 옮기는 일 그리고 정리하는 일에 많은 손길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 필요가 있을 때마다 알려드릴 것이니, 교우들께서는 시간을 내어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이 우리 교회가 사랑으로 더욱 하나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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