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화요일(5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저희 부부는 사전 투표를 통해 시민으로 서의 책임과 권리를 행사했습니다. 투표권을 가진 교우들께서는 한 분도 빠짐 없이 투표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투표권은 처음부터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1789년에 선포된 미국 헌법은 “We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We” 즉 “우리”는 시민권을 가진 백인 남성만을 의미했습니다.
유색인종 남성에게 투표권을 허용한 것은 열 다섯 번째 헌법 개정을 통해 1870년에 일어난 일이었고, 여성의 투표권은 열 아홉 번째 헌법 개정을 통해 1920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 권리를 얻어내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내걸고 투쟁했습니다.
한 표를 행사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력해 보입니다. 큰 호수에 물 한 방울을 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울 방울의 물이 모여서 큰 호수를 이루고 바다를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가 행사하는 한 표가 그와 같습니다. 내가 던지는 한 표가 사태를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투표장에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도 투표권을 빼앗을 수 없다. 자신에게서 투표권을 빼앗는 유일한 방법은 투표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선거에 대해 함석헌 선생이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투표란 덜 나쁜 놈을 뽑는 과정이다. 그 놈이 그 놈이라고 생각하여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로 나쁜 놈들이 다 해 먹는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저도 철 모를 때 몇몇 정치인들에게 과도한 희망과 기대를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를 통해 거듭 실망하면서 그 기대를 오래 전에 접었습니다. 선출 직 정치인들 중에 고결한 성품과 이상을 가진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 해도 정치 현장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연습>의 저자인 로렌스 형제는 선거에 참여할 때면 항상 “하나님의 계획은 나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그도 한 때 “하나님, 이 사람 아니면 안 됩니다. 꼭 이 사람을 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가 실망을 했던가 봅니다. 나중에 그는 그렇게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주권을 침범하는 것임을 깨닫았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하나님, 이 사람이 꼭 선출 되기를 구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다른 결정을 내리신다면, 그 결정을 받아 들이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기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 국민 모두가 이런 마음으로 투표에 임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처럼 양극화 된 시대에 그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미덕이 더욱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 김영봉목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총회를 마치고 / 김영봉목사 (1) | 2024.11.17 |
---|---|
위대함의 회복 / 김영봉목사 (4) | 2024.11.10 |
기독교인 > 개신교인 > 감리교인 / 김영봉목사 (0) | 2024.10.27 |
노벨 상이라니, 그것도 문학상이라니! / 김영봉목사 (4) | 2024.10.21 |
상처와 아픔을 나누는 기쁨 / 김영봉목사 (2) | 2024.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