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토요일에 LA로 돌아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주일에는 LA 연합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올해 120주년을 축하한 유서 깊은 교회입니다. 오랜 만에 한 사람의 예배자로서 드리는 예배는 깊은 안식과 위로를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이번 한인총회에는 삼백 명이 넘는 목회자들이 참석했습니다. 그 중에는 소수의 평신도 대표들도 계셨습니다. 참석한 목회자들의 절반 정도는 한인 교회를 섬기는 분들이고, 절반 정도는 타 인종 교회를 섬기는 분들입니다.
첫날 저녁 식사를 위해 모인 자리는 그야말로 “눈물의 해후”의 현장이었습니다. 오랜 만에 만나 반가움을 나누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저는 그 모습을 지켜 보면서 속으로 “천국이 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가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그런 모습일 것 같았습니다. 아니,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기쁨을 경험할 것입니다.
이번에 만난 분들 중에는 너무 오랜 만에 보아서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미안하던지요! 하나님 나라에 가면 우리 모두가 완전해질 것이니, 그런 일은 없겠지요? 환상이나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하나님 나라에서는 한 번도 만나보지도 않았던 사람조차 알아보게 된다고 합니다. “이 땅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에서 경험할 모든 것의 전채요리와 같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목회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총회 전후로 교회의 갈등과 분열을 겪었습니다. 교회를 “사랑의 공동체”라고 부르지만 막상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면 사랑은 증발되고 미움과 혐오가 지배하게 됩니다. 자신이 옳다는 확신은 자주 다른 사람에 대한 강한 정죄와 증오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어떤 사람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질병을 얻었고, 어떤 사람은 불안장애, 대인기피증 혹은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을 얻었습니다. 크거나 작거나, 상처와 아픔이 없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번 총회는 상처 입은 목회자들이 모여서 자신의 상처를 서로에게 내어 놓고 함께 울고 함께 찬송하고 함께 웃는 자리였습니다. 우리가 모여 드린 예배는 집단적인 애도의 자리였고 치유의 자리였습니다. 그리하여 소망을 품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 자신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저에게도 작지만 그들과 나눌 수 있는 아픔과 상처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번 총회를 통해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제가 받은 위로와 용기가 교우 여러분 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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