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보고와 부탁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9. 30. 05:01

     저는 지난 주일부터 수요일 저녁까지 이어진 익산지방 연합집회를 마치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차에 충분히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에 두 번, 오전(10시 30분)과 저녁(7시 30분) 집회를 섬겨야 했습니다. 주님께서 시간마다 능력을 주셔서 은혜 중에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집회가 저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일곱 번의 집회를 섬기면서 교우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저 자신이 큰 은혜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말씀을 듣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했고, 또 다른 분은 “시간이 되면 저절로 발길이 이곳으로 향하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이 집회를 위해 많은 기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기억하고 기도해 주신 교우들께 감사 드립니다.


   지난 주에 광고한 대로, 내일 교단 탈퇴 의사를 여쭙는 설문지가 이메일로 교우님들께 전해질 것입니다. 설문지를 잘 읽어 보시고 기도하신 후에 응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으로 하기 어려운 분들은 다음 주일 예배 전후에 종이로 답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삼 년 동안 약 25%의 교회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교단의 정책 변화를 이유로 교단을 탈퇴했습니다. 교단을 탈퇴하기 위해서는 교인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교인 총회에서 그 정도의 압도적 찬성표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수의 교인들이 교단 탈퇴를 요구하지 않는 한, 교인 총회에 부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입니다. 교인 총회에서 이 문제를 두고 논의하다 보면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교인들과 교회가 큰 상처를 입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교우들 중에는 교단의 정책 변화에 대해 매우 불편하게 느끼는 교우들도 계시고, 환영하는 분들도 계시며, 동의하지는 않지만 교단을 탈퇴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교인 총회를 소집할 경우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와 임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임원회는 설문 조사를 통해 교우들의 의견을 조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 일에 대해 담임목사로서 교우들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교회적으로는 은혜 중에 부흥하고 있는데, 교단 문제로 인해 심란하게 해 드렸기 때문입니다. 또한 설문에 응답할 것을 요청하는 저의 마음이 매우 민망합니다. 교단 탈퇴를 결정하면 세 목회자를 모두 잃게 되고 교회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상황이니, 선택지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설문 조사를 하자니 민망하고, 안 하자니 소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가 되어, 어느 편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교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만족스럽지 않은 교우들이 계실 것입니다. 부디, 주어진 조건 하에서 모든 교우들께 최선의 방안을 찾아 행하기 위해 고심해 왔음을 살펴 주시고 너그러이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