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냄새에 집중하기, 3월31일, 토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11. 17. 09:08

주님,

왜 저에게 코를 주셨습니까?

단지 입이 막혔을 때 대신 숨을 쉬라고,

또는 몸으로 들어가는 찬 공기를 데우라고 하신 것만이 아니라

냄새로 세상과 소통하라는 뜻도 크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실 때

세상 곳곳을 다양한 냄새로 가득하게 하시고

우리로 공기로 전달되는 냄새를 맡게 하셨습니다.

꽃향기로부터 두엄 냄새까지,

참외, 딸기, 사과, 바나나 냄새,

그리고 커피와 된장찌개와 밥 익는 냄새 ...

바닷가의 비린내와 깊은 숲속의 솔 향은

저를 생명의 아득한 저편으로 인도하곤 합니다.

 

그 냄새로 생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더 근본적으로는 어떤 사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끼는데

어찌 아득한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혹시 제가 앞으로 볼 수 없는 형편에 이른다거나

듣지 못하는 형편에 이른다 해도

냄새에 집중할 수 있다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니

살아있는 동안 냄새 맡은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당신께 정말 원하는 것은

생리적 코의 능력을 넘어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고

실제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로 사는 것입니다.

저에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주님!

 

저와 마찬가지로 코로 숨 쉬고 냄새 맡으며 사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