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8장부터 이어진 긴 교리 설명에 대한 결론으로서 저자는 권면의 말을 쓴다.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저자도 먼저 구원의 원리를 설명한 다음, 구원의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담대하게 지성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19절)라고 확인한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지성소는 대제사장만이 일 년에 한 번 스스로를 정결하게 한 다음에 조심스럽게 들어가 속죄 제사를 드린 곳이다. 대제사장조차 지성소에 들어가려면 마음 졸여야 했다. 그런데 이제 “예수의 피”를 의지하는 사람은 누구나 “담대하게” 그곳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지성소에 들어간다”는 말은 “하나님 앞에 나아간다”는 의미다. 지성소를 가로막고 있던 휘장을 예수님께서 제거해 주셨기 때문이다. 그 길은 “새로운 살 길”(20절)이다. “새로운” 이유는 장막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난 길이기 때문이며, 그 길이 “살 길”인 이유는 참된 생명으로 인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 휘장은 곧 그의 육체입니다”라는 말은 십자가에서 희생된 그분의 육체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믿는 이들은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집을 다스리시는 위대한 제사장이 계십니다”(21절)라는 “확고한 믿음”(22절)으로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세 가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저자는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라고 권면한다. 우리는 예수의 피로 몸과 마음이 모두 깨끗해졌으므로 담대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 둘째, 저자는 “우리는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고백하는 그 소망을 굳게 지킵시다”(23절)라고 권면한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약속하신 분은 신실하시기” 때문이다. “신실하다”는 말은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뜻이다. 셋째, 저자는 “서로 마음을 써서 사랑과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합시다”(24절)라고 권면한다. 그러기 위해 모이기를 더욱 힘써야 한다(25절).
묵상:
예수님이 영원한 대제사장으로서 완전하고도 영원한 제사를 단 한 번에 드리셨으므로 더 이상의 제사는 필요 없다는 점을 더 의심할 수 없이 논증한 다음, 저자는 세 가지 권면을 제시합니다.
첫째, 예수님이 그런 분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믿는다면, 그분의 보혈을 의지하여 하나님께 담대히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거듭난 이후에도 우리는 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생각하면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를 주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어떤 자격 때문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의 자격만 따진다면 영원히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우리의 죄를 사해 주시고 하나님의 우편에서 계속하여 중보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의지할 때에만, 우리는 그분 앞으로 “담대하게” 나아가 “아빠”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둘째,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소망을 굳게 지키라고 권합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그 소망”(23절)은 하나님의 우편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셔서 모든 원수를 발 아래에 굴복시키시고 “모든 것을 새롭게”(계 21:5) 하실 것에 대한 소망입니다. 이 땅에서 끝까지 믿음을 지킨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건을 통해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지키시는 분입니다. 그 소망을 굳게 지키면, 이 땅에서 당하는 유혹과 시험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셋째, 믿음의 형제 자매들과 힘써 모여서 서로 격려하고 섬기라고 권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각개전투가 아닙니다. 믿는 이들이 모여 한 몸을 이루어 서로를 섬기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확대된 가정”으로 비유하셨고, 바울 사도는 “몸의 지체”에 비유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가족처럼 깊은 사귐을 나눠야 하고, 몸의 지체처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소통하고 교제하는 것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상처 받을 때도 있고, 낙심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피할 일이 아닙니다. 고통 없이 성장 없는 것처럼, 우리의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동체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는 그것을 성장통으로 알고 반겨야 합니다.
이렇게 보니, 첫번째 권면은 믿음이고, 두번째 권면은 소망이며, 세번째 권면은 사랑입니다. 역시, 기독교 신앙의 세 기둥은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기도:
하나님께 담대히 나아가라, 소망을 굳게 지키라, 힘써 모여 서로를 섬기라. 주님,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 권면을 마음에 새깁니다. 착실하게, 한결같이 실천하게 도와 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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