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기쁜 날입니다. 펜더 언덕으로 이사하고 부흥회와 함께 드리는 <이전 감사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교회 이전은 저희의 계획에 없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는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우리는 ‘여호와 이레’의 기적을 경험해 왔습니다.
이전 과정도 그랬지만, 정착 과정은 더욱 순조로웠습니다. 펜더 UMC 목회자와 교우들의 활짝 열린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교우들도 행복한 동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 오전 예배와 새로운 형식으로 시작한 2부 예배가 잘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린이 예배와 Youth 그리고 영어 예배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저 감사할 것 뿐입니다.
이로써 우리 교회는 네번째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는 셈입니다. 2007년 9월에 매나싸스 St. Thomas UMC에서 ‘와싱톤한인교회 지교회’로 시작했다가, 2010년에 센터빌 UMC로 이전하여 역사를 이어 왔습니다. 2016년에 ‘와싱톤사귐의교회’라는 이름으로 독립한 것이 세번째 전환이었습니다.
이 때 저는 교우들과 함께 성경 공부를 해 가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기왕에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니, 크지는 않더라도 선명한 색깔을 가진 교회를 이루고 싶었습니다. 평신도 직분제를 채택하지 않은 것과 자체 교회 건물을 가지지 않기로 한 것은 그 결과로 나온 지향점입니다. 모든 행정과 재정 운영을 바르고 투명하게 하고, 십자가가 드러나도록 섬기기를 힘써 왔습니다.
그러는 중에 네번째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저는 이 전환점을, 그동안 축적한 영적 역량을 드러내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입니다. Fairfax 지역에 든든히 서서 지역 사회에 바른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교우들께서도 이심전심으로 이 뜻에 공감하시고 과거보다 더욱 열심을 내어 헌신하고 계십니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부흥회 기간 동안, 매시간마다 <선한 능력으로>를 결단 찬양으로 불렀습니다. 이 찬송은 독일 출신의 천재적인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마지막 송년(1944년)을 맞으면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에 쓴 시에 독일의 한 작곡가가 곡을 붙인 것입니다. 본회퍼는 히틀러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다가 1945년 4월 9일에 교수형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찬양에는 칠흙 같은 시대의 어둠 속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끝까지 의의 길을 걷겠다는 담담한 의지가 배어 있습니다.
저는 <선한 능력으로>에 담긴 본회퍼의 정신과 태도가 오늘 이 시대를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우리 교회가 이 언덕에서 그 정신과 태도로 살고 섬기는 거룩한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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