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 15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수탉에게 슬기를 준 자가 누구냐..."(욥38:36-38) / 이금환목사

"가슴 속의 지혜는 누가 준 것이냐 수탉에게 슬기를 준 자가 누구냐 누가 지혜로 구름의 수를 세겠느냐 누가 하늘의 물주머니를 기울이겠느냐 티끌이 덩어리를 이루며 흙덩이가 서로 붙게 하겠느냐"(욥기38:36-38) 욥의 시련, 또 욥이 시련 중에 방문한 친구들과의 논쟁을 할 때 잠잠히 계시던 하나님이 드디어 욥에게 말씀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욥이나, 욥을 방문했던 친구들처럼 우리도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이 하나님의 전부인 것처럼 하나님은 "이러이러 하시다"라고 감히 말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습니다. 욥도, 욥의 친구들도, 욥기를 읽는 우리도 이 말씀을 읽을 때 얼마나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욥38:2) 어리석음을 범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다만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갑니..

사울의 하나님, 바울의 하나님(갈1:11-14,빌2:5-8) / 정병선목사

오늘 말씀에서 바울은 자기가 예수의 사도가 된 내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전하는 예수의 복음은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도 아니고, 사람에게 전수받은 것도 아니라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합니다(1:13-14). 빌립보서에서는 자신이 정통 유대인임을 강변하고 있습니다(빌3:4-6).사실 정통 유대인의 인생 목표는 하나님을 알고, 그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창조주요 이스라엘의 구원자이시며 온 우주의 주재이신 그분을 경외하면서(합당한 두려움을 품는 것) 그분과 친밀한 사귐을 갖는 것이 가장 소중한 일이었습니다. 사울도 그런 보편적인 유대인의 정서와 세계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신학개론 / 정용섭목사

나는 가을학기에 신대원 외에 학부 1년을 대상으로 을 강의하오. 그대가 신학생이라면, 또는 젊은 목사라면, 또는 평신도 지성인이라고 한다면 이 과목을 꼭 들으라고 권하고 싶소.  이 과목은 말 그대로 신학의 길로 안내하는 것(introduction)이오. 신학의 기초라 할 수 있소. 무엇이든지 기초가 중요하오. 테니스도 기초가 잘 되어 있지 못하면 아무리 구력이 오래 되어도 실력이 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딘가 문제가 생기오.  신학과 신앙에서도 기초가 중요하오. 어떤 기초를 닦았는가에 대해서 그 뒤의 모든 것들이 달라지오. 한국교회 신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 기초가 없다는 것이오. 그리스도교 신앙의 토대가 무언지 모르면서 그냥 신앙생활을 하오. 그냥 열심을 내오. 그 열매는 무언지는 그대도 잘 알고..

해석이 문제다 / 정용섭목사

어제 법과 성서나 모두 해석이 중요하다고 말했소. 나는 이번 가을학기에 영남신대원에서 을 가르치오. 신학과 설교는 기본적으로 해석의 문제라는 것을, 그리고 해석이 진리의 차원이라는 사실을 신대원생들에게 말하려고 하오.  오늘 한국교회의 문제는 해석이 없다는 것이오. 성서를 문자적으로 맹신할 뿐이오. 강해설교라는 말이 있긴 한데, 그것은 해석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낱말풀이에 불과하오. 말하자면 노자의 을 단지 한자풀이만 하는 것과 비슷하오.  해석은 그 텍스트 안에 어떤 고유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오. 그 세계는 들여다볼 수 있는 깊이만큼만 드러나오. 기독교 해석학은 그 능력을 키우는 공부요. 나도 다시 공부한다는 자세로 이번 강의에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오.

법과 성서 / 정용섭목사

법을 뭐라 생각하시오? 내가 신학대학교 저학년 다니던 시절 같은 대학부에 있던 선배가 이렇게 말했소. 법은 이현령비현령이라고 말이오. 법대 다니던 선배였소.  좀 냉소적인 말이지만 일리가 있소. 법이 인간 문제의 정답은 결코 아니오. 법으로 담아내기에는 인간 삶이 너무 오묘하기 때문이오.  성서를 뭐라 생각하시오? 같은 성서를 읽으면서도 생각이 극과 극으로 갈릴 때가 많소. 문자로 된 법도 그렇고 성서도 그렇고 그것이 직접적으로 삶을 규정할 수 없소.  법이나 성서나 모두 해석이 중요하오. 법을 잘못 해석하면 유신헌법으로 나갈 수 있고, 성서를 잘못 해석하면 사이비 이단으로 빠질 수 있소. 법이나 성서나 모두 양날의 검이오.

세월 / 정용섭목사

세월이 빠르다는 말은 귀가 따갑게 들어서 별로 실감이 나지 않소.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소. 세월의 속도에 대한 느낌은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이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속도를 더 빠르게 느끼는 이유는 지나간 세월이 많기 때문이오.  세월은 지나간 것만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소. 별로 세상을 많이 살지 않은 사람은 그게 느껴지지 않소. 물론 영적으로 철이 일찍 든 사람은 젊어서도 그걸 느끼오. 앞으로 살아갈 세월이 많이 남았다고 자랑할 것도 없고, 별로 남은 게 없다고 아쉬워할 것도 없소. 모두 비슷한 분량만큼 살다가 가오. 가능하다면 떠나갈 마음의 준비를 늘 하는 게 좋소.

초승달 / 정용섭목사

오늘 저녁 7시10분에서 30분까지 영천에서 하양까지 국도를 타고 왔소. 황혼이 지는 시간은 늘 정답소. 멀리 팔공산 너머 노을 진 하늘이 아름다웠소. 그곳에 초승달이 예쁘게 걸쳐 있었소. 검은 산, 주홍빛 하늘, 은빛의 초승달이 한데 어울려 춤을 추는 것 같았소.  평생 저런 장면을 몇 번이나 볼는지. 오늘이 음력으로 8월3일이니 앞으로 며칠 동안 초승달을 볼 수 있을 거요. 내일 날이 맑으면 저녁 7시 쯤에 꼭 서쪽 하늘을 쳐다보시오.

에덴 회복의 예언 (이사야서 11장) / 김영봉목사

해설:11장은 9장과 함께 가장 잘 알려진 메시아 예언이다.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한 가지가 자라서 열매를 맺는다”(1절)는 말은 끊어져 버린 다윗 왕가에서 새로운 왕이 나올 것이라는 뜻이다. 이새는 다윗의 아버지를 가리킨다. 남왕국 유다는 다윗의 후손들이 통치 했는데, 주전 587년에 바벨론에 의해 멸망한다. 이로써 다윗 왕가는 뿌리만 남고 잘려 버린 나무(그루터기)와 같은 신세가 된다. 그로써 다윗 왕가는 끝난 줄 알았는데, 이사야는 남겨진 그루터기에서 새 싹이 나고 가지로 자라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 왕에게는 “주님의 영”(2절)이 임하실 것인데, 그 영은 “지혜와 총명의 영, 모략과 권능의 영, 지식과 주님을 경외하게 하는 영”이다. “모략”은 ‘에차’의 번역으로서 성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