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나라를 위한 통곡 (이사야서 22장)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10. 24. 06:31

해설:

1절부터 14절까지는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의 예언이다. “환상 골짜기”(개역개정 “이상 골짜기”, 1절, 5절)는 예루살렘을 떠받치고 있는 시온 산 주변의 골짜기를 가리킨다. 이것은 환상을 좋아하는 예루살렘 사람들의 영적 타락을 비꼬는 표현이다. 이 예언의 역사적 배경은 히스기야 왕이 군사대국화를 시도하다가 앗시리아에게 침략 당한 사건이다. 

 

이 전쟁에서 유다가 패할 것인데,  그 이유는 군사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었기 때문이다(2-3절). 이사야는 이 참담한 미래를 예언하면서 통곡한다(4절). 앞으로 일어날 일이 그의 눈에 선하게 보였기 때문이다(5절). 

 

“엘람 군대”와 “기르 군대”(6절)는 앗시리아와 함께 유다를 공격 했던 나라들이다. 앗시리아는 예루살렘 성을 함락 시키지는 못했지만, 심대한 피해를 입혔다(7-10절). 그것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은 까닭이다(11절). 하나님은 그들에게, 자신들의 죄를 깨닫고 통회하며 회개 하기를 촉구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먹고 마시며 죄악을 즐겼다(11-13절). 그들은 심판을 스스로 끌어 들였다(14절).

 

15절부터 19절까지는 히스기아 왕을 보좌 했던 궁내대신 셉나에 대한 예언이다. 그는 예루살렘 성 안에 자신을 위해 화려한 무덤을 건축했다(16절). 국가의 안위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었고 오직 자신의 영화를 키우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를 끌어 내리겠다고 하신다(17-19절).

 

20절부터 25절은 셉나가 몰락한 후에 그 자리에 앉게 될 엘리야김에 대한 예언이다. 그도 역시 왕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어 국정을 도맡게 될 것이다. 그는 셉나와 달리 정사를 훌륭하게 살펴서 그 가문의 자랑거리가 되겠지만, 그의 노력은 유다의 운명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심판은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묵상:

지도자의 책임은 시대를 분별하고 국민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데 있습니다. 위기를 당했을 때 지도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 해집니다. 앗시리아의 공격으로 인해 위기 앞에 처했을 때 유다의 지도자들은 백성과 함께 회개하고 바른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내일 죽을 것이니, 오늘은 먹고 마시자”(13절)면서 닥쳐 올 위기를 우습게 여겼습니다. 이런 와중에 셉나는 자신의 무덤을 건축하는 일에 막대한 재정과 인원을 동원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위기가 닥쳤을 때 백성을 내버려 두고 먼저 도망 칠 것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 시대의 지도자들을 향한 경고의 말씀으로 들립니다. 한 국가의 지도자로 세움 받은 사람들은  국가적인 위기를 만났을 때 통회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국민의 안위를 위해 섬겨야 합니다. 하지만 지도자로 세움 받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권력으로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것을 봅니다. 가진 사람들이 제 각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정과 불의를 일삼는 것을 보면 국민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자기 살 길만 찾습니다. “내일 죽을 것이니, 오늘은 먹고 마시자”는 ‘막 가자 식’의 풍조가 국가와 사회를 지배하면 그 나라의 미래는 불을 보듯 분명합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는 마음에 조국의 정치적 현실이 생각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몸 붙여 살고 있는 미국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사야처럼 “다들 비켜라! 혼자서 통할 터이니, 나를 내버려 두어라!”(4절)고 말하고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