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불레셋의 아스돗 왕은 앗시리아에게 대항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하려 한다. 이 연합 전선에서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는 군사력에 있어서 가장 믿을만한 나라들이었다. 당시 에티오피아 왕실이 이집트를 다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라고 표현했다. 아스돗 왕은 유다에게 사절단을 보내어 반앗시리아 연합군에 참여할 것을 권유한다. 그러자 앗시리아 왕 사르곤이 다르단 장군을 보내어 불레셋의 수도 아스돗을 점령하고(1절), 아스돗의 통치자 야마니는 이집트로 도피한다.
이 시점에서 하나님은 이사야에게, 겉옷을 벗고 맨발로 다니라고 말씀하신다(2절). 이것을 ‘예언자의 상징행동’이라고 부른다. 행동으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이 명령에 따라 이사야는 3년 동안 엉덩이까지 드러나도록 벌거벗은 채 맨발로 지낸다. 예언자로서 그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으나 이사야는 순종했다.
동시에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예언을 주신다. 불레셋의 요청을 따라 앗시리아에 맞선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는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 당할 것이며, 이집트 백성은 이사야처럼 벗은 몸에 맨발로 포로가 되어 끌려 갈 것이다(3-4절). 그렇게 되면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를 의지하던 나라들은 두려워 떨 것이다(5절). 이집트가 멸망한 마당에 의지할 만한 다른 나라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해변에 사는 백성”(6절)은 불레셋 사람들을 의미한다.
묵상:
주전 3천 년 즈음부터 시작된 이집트 왕국은 주전 664년에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 당하기까지 절대 제국으로 위세를 떨쳤습니다. 위로는 지중해가 있고 좌우편에는 거대한 사막 지대가 있어서 외세의 침략을 염려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집트와 가까운 지역에 있었던 불레셋이나 이스라엘, 유다는 감히 이집트를 넘보지 못했고, 팔레스타인 북쪽과 동쪽에 형성된 제국들은 사막 지역을 지나 이집트를 공격할 수가 없었습니다. 반면,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날 때 가끔 참전하여 유익을 취했습니다. 그래서 불레셋, 이스라엘, 유다 같은 작은 나라들은 자주 이집트에 사신을 보내어 도움을 청하곤 했습니다.
앗시리아가 불레셋을 침략했을 때, 이사야는 벌거벗은 몸에 맨발로 지내면서 삼 년 후에 이집트 백성이 자신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그것은 이집트에게 기대어 앗시리아로부터의 위협을 막아내려 했던 유다 왕실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당시 이집트는 끊임없는 왕실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국력이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앗시리아 왕 사르곤은 전쟁 일지에서 이집트를 “상한 갈대”라고 묘사했던 것입니다. 멀리서 보면 대단한 것 같지만 실은 속으로부터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이사야의 행동과 그가 전한 예언을 보고 들은 사람들은 그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했을 것입니다. 2천 5백 년 넘게 한 번도 외세에 침략 당한 적이 없는 이집트가 앗시리아에게 침략 당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삼 년 후에 그 일은 결국 일어났고, 그 이후로 이집트는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마케도니아에 의해 차례로 지배 당하면서 이름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집트가 앗시리아에 의해 침공 당할 때 불레셋 백성들은 “우리가 의지하던 나라, 앗시리아 왕에게서 구해 달라고, 우리를 살려 달라고, 도움을 청한 나라가 이렇게 되었으니, 이제 우리가 어디로 피해야 한단 말이냐?”(6절) 하고 탄식합니다. 그들은 겉모습에 속아 희망이 될 수 없는 것을 희망하고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을 의지했던 것입니다.
저 옛날, 순례자들이 불렀던 노래가 생각 납니다. “내가 눈을 들어 산을 본다. 내 도움이 어디에서 오는가? 내 도움은 하늘과 땅을 만드신 주님에게서 온다”(시 121:1-2). 지금 나는 무엇을 희망하고 있고 무엇에 의지하고 있는지 잠잠히 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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