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겟세마네(11)(막14:41)

새벽지기1 2024. 2. 26. 04:20

'세 번째 오사 그들에게 이르시되 이제는 자고 쉬라 그만 되었다. 때가 왔도다. 보라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느니라.'(막14:41)

 

위 구절에서 예수님은 베드로, 야고보, 요한에게 세 번째로 오시어 두 마디 말씀을 하셨습니다. 첫째로 “이제는 자고 쉬라 그만 되었다.”입니다. 우리 묵상공부의 본문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역개정의 번역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루터번역은 이렇습니다. “아직도 자고 싶고, 쉬고 싶으냐? 그만하면 충분하다.” 공동번역도 루터번역과 비슷합니다.

 

복음서가 묘사하는 제자들은 중요한 장면으로 가면 갈수록 예수님과 엇박자를 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렇습니다. 그게 좀 이상합니다. 복음서가 기록되던 시기에는 제자들의 지위가 확실한 기반에 섰을 때인데도 제자들의 실수와 한계를 전혀 숨기지 않습니다. 이런 제자들이라면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어 보입니다. 제자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초기 공동체에 아주 분명하게, 반복적으로 제시한 탓에 아무도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한 전승으로 자리를 잡은 걸까요?

 

아직도 자고 싶고, 아직도 쉬고 싶으냐 하는 주님의 연민 섞인 책망이 우리를 뜨끔하게 합니다. 물론 피곤하니까 자고 싶고 쉬고 싶겠지요. 문제는 무엇에 피곤하냐 하는 겁니다. 중요한 일로 인해서 피곤하다면 이해가 가지요. 그런데 대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피곤하게 사는 겁니다. 무엇이 중요한 일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제가 여기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교회생활만 해도 그렇습니다. 신자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힘들게 신앙생활을 합니다. 이런 일에 피곤한 사람은 정작 중요한 일에서는 깨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만 하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제 쓸데없는 일로 피곤해서 잠자는 일은 이제 충분합니다. 지금까지도 너무 많이 자고 쉰 셈입니다. 아직도 더 피곤해하고, 더 자고, 더 쉬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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