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나를 버리리라(6)(막14:31)

새벽지기1 2024. 2. 22. 05:27

'베드로가 힘 있게 말하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하니라.'(막14:31)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부인하리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자기의 믿음을, 자기의 진정성을, 자기의 순수성과 본심을 몰라주는 주님이 야속했는지 자극적인 언사로 예수님의 발언에 토를 탑니다.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지금 이 말을 하고 있는 베드로의 기분이 어땠을까요? 뭔가 불안하지 않았을까요? 정말 예수님 말씀처럼 자신이 예수님을 부인하는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수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도 예수님이 반복해서 그걸 부정하셨으니 말입니다.

 

심리적으로 본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의 약점을 방어하기 위해서 과장하기 마련입니다. 도덕적인 약점이 많은 사람은 그걸 감추기 위해서 도덕적인 기준을 높게 잡는다고 합니다. 베드로의 내면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을 겁니다. 예수님이 죽는다면 예수님의 제자로 나선 신앙적 동기가 모두 허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그의 내면에서 자라고 있었겠지요. 그걸 부정하려면 일단 큰 소리를 칠 수밖에 없습니다. “죽을 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제가 보기에 오늘 한국교회 신자들의 신앙적인 몸짓이 졸부들의 그것처럼 과장되어 있습니다.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는 것처럼 행세합니다. 자기 몸을 불사를 것처럼 포즈를 취합니다. 목숨을 걸고 신앙생활을 합니다. 그야말로 전문적인 종교인 흉내를 냅니다. 물론 신앙은 우리 영혼의 문제이니 목숨을 걸어야겠지요. 문제는 영혼과 목숨의 본질이 무언지 모르고 단순히 교회생활에만 모든 걸 쏟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은 오히려 그의 영혼이 불안하다는 증거가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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