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나를 버리리라(7)(막14:31)

새벽지기1 2024. 2. 23. 04:24

'베드로가 힘 있게 말하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하니라.'(막14:31)

 

마가복음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는 베드로의 큰소리는 다른 모든 제자들도 똑같이 낸 소리입니다. 이 제자 집단에는 가룟 유다도 포함되었겠지요. 예수님의 모든 제자들이 곧 탄로가 날 거짓말을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내뱉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언제 기록된 건지를 생각해보십시오. 복음서 중에서 가장 일찍 기록된 마가복음의 기록은 기원후 70년 이후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유대-기독교와 이방-기독교가 나름으로 자리를 잡았을 때입니다. 제자들의 권위도 세워졌을 때입니다.

 

참고적으로 복음서에 등장하는 열 두 사도에 관한 전승은 후대의 해석에 의해서 추가된 것이라고 보는 게 옳습니다. 실제 사건과 그것의 해석 사이에 역작용이 일어난 겁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열두 제자의 권위가 크지 않았거나 열두 제자 집단이 형성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초기 기독교에서 사도들의 권위가 자리를 잡으면서 그 권위가 예수님의 공생애로 소급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쨌든지 복음서 기자들은 권위가 한창 치솟아있던 사도들에게 약점이 될 만한 이 사건을 복음서에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이야기가 없으면 수난설화의 진행에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걸까요? 두 가지만 짚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람의 확신은 믿을만한 게 못 됩니다. 초기 기독교 안에도 이런 일들은 많았습니다. 겉으로 큰 소리를 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배교하는 일이 말입니다. 그런 일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둘째, 제자들의 배신 사건은 기독론적인 차원에서 예수님이 모든 이들에게서 버림을 받았다는 사실을 가립니다. 모든 이들에게서 버림받는 사람에게서 모든 이들이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게 구원 경륜의 신비 아니고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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