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나를 버리리라(5)(막14:30)

새벽지기1 2024. 2. 22. 05:25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이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막14:30)

 

스승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이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라고 말씀하십니다. ‘진실로’는 ‘아멘’의 번역입니다. 강조법입니다. 예수님이 이 대목에서 강조하는 이유는 베드로의 진술이 무책임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셔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깨닫지 못합니다.

 

닭이 두 번 운다는 표현은 로마와 헬라 시대의 관용어입니다. 해가 뜨는 순간을 가리킵니다. 예루살렘에서 닭을 키우지 못한다는 라삐 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마가복음 기자가 잘 모르고 이런 말을 한 거 아니냐 하는 주장이 있습니다. 라삐 규정은 해가 뜨는 순간에 닭이 벌레를 잡기 위해서 땅을 파면 그 벌레로 인해 예루살렘이 부정해지는 걸 방지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규정은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동 틀 때 베드로는 이미 세 번이나 스승을 부인한 사람이 되고 맙니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입니다. 더 이상의 변명이 통용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겁니다. 예수님의 예고대로 베드로는 예수님이 재판을 받고 있는 산헤드린 공회 앞마당에서 예수님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세 번이나 부인합니다.(막 14:66-72) 이게 바로 베드로의 운명이고, 제자들의 운명이었습니다.

 

우리의 운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잘 믿고 있는 것 같지만 곧 예수님을 배신할지도 모릅니다. 믿음과 배신, 따름과 포기, 사랑과 증오, 신뢰와 불신은 우리 인간에게서 종이 한 장의 차이에 불과합니다. 이런 사태에서 아무도 예외가 없습니다. 이런 것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절망적입니다. 주님, 닭 울기 전에 깨닫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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