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수를 팔 자(4)(막14:21)

새벽지기1 2024. 2. 18. 06:17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하시니라.'(막14:21)

 

18절은 ‘나’를 팔리라고 하는데 반해서 21절은 ‘인자’를 판다고 했습니다. 나와 인자가 동일시되고 있습니다. 인자, 즉 ‘사람의 아들’은 종말에 와서 세상을 심판할 어떤 이를 가리킵니다. 묵시문학적인 표현입니다. 원래 예수님은 인자와 자신을 구별했습니다. “누구든지 이 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에서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인자도 아버지의 영광으로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막 8:38) 부활절 이후 초기 기독교는 예수님과 인자를 동일시하게 되었습니다.(마 10:32 참조) 이런 동일시가 위 구절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습니다.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라는 본문에 따르면 인자가 배신당하고 팔리는 일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처형은 큰 틀에서 하나님의 구원 섭리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이 악마저도 통치하신다는 가르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룟 유다의 배신은 분명히 악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인자에 대해서 기록된 내용이 실행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배신과 악의 책임이 면책되는 건 아닙니다. 그에게는 화가 있을 것입니다. 그 화가 얼마나 심각했던지 차라리 태어나지 않은 게 더 좋을 정도였습니다. 이 문제는 원죄와도 연관됩니다. 어떤 이들은 인간의 죄를 아담에게 미룹니다. 인간이 원죄로 물들었으니 죄를 행하지 않을 수 없는 거 아니냐 하고 말입니다. 어리석은 말입니다. 원죄는 죄의 존재론적 심각성을 말하는 것이지 우리의 실증적 죄에 대한 책임을 제거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모든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가 행하는 배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두렵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파는 것과 비슷한 일을 얼마나 많이 행합니까?

'좋은 말씀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만찬(2)(막14:22)  (2) 2024.02.19
성만찬(1)(막14:22)  (1) 2024.02.18
예수를 팔 자(3)(막14:20)  (0) 2024.02.18
예수를 팔 자(2)(막14:19)  (0) 2024.02.17
예수를 팔 자(1)(막14:17,18)  (0) 202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