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수를 팔 자(1)(막14:17,18)

새벽지기1 2024. 2. 17. 05:43

'저물매 그 열둘을 데시시고 가서 앉아 먹을 때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 곧 나와 함께 먹는 자가 나를 팔리라 하신대'(막14:17,18)

 

제자 둘을 시켜 유월절 만찬을 준비시킨 예수님은 나머지 제자들을 데리고 그 장소로 갔습니다. 그 장소가 구체적으로 어딘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앞에서 제자 둘이 먼저 갔다면 나머지는 열 명일 텐데도 성서 기자는 그런 모순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열둘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관심은 예수님에게 일어난 어떤 구원론적 사건에 집중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만찬을 먹으면서 제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십니다. 제자들 중의 한 사람이, 곧 예수님과 함께 만찬을 먹는 자들 중의 하나가 “나”를 팔리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지금 유대인의 가장 중요한 절기인 유월절 축제를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은 모든 유대인들이 푸짐한 먹을거리를 먹으면서 출애굽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이 순간에 선생을 배신한다는 말씀이 나오다니요.

 

“함께 먹는 자”가 팔리라고 했습니다. 먹는 행위는 인간에게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편으로 가장 처절하고, 다른 한편으로 가장 숭고합니다. 먹지 못할 때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면 그게 왜 처절한지를 알 것입니다. 굶주림 앞에서 도덕성도 허물어집니다. 함께 먹을거리를 나눔으로써 인간적인 연대가 얼마나 단단해지는가를 알면 그게 왜 숭고한지를 알 것입니다. 함께 먹는 자가 판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뜻이겠지요.

 

예수님은 가룟 유다가 당신을 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습니다. 성서는 가룟 유다라는 한 인물을 죄악시하는 게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은 인류 전체를 대표할 뿐입니다. 그에게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