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유월절 만찬 준비(5)(막14:16)

새벽지기1 2024. 2. 17. 05:39

'제자들이 나가 성내로 들어가서 예수께서 하시던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 음식을 준비하니라.'(막14:16)

 

유월절 만찬의 준비 과정은 앞서 일어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과정(막  11:1-10)과 비슷합니다. 그 장면에서 예수님은 제자들로 하여금 마을로 미리 가서 나귀 새끼를 풀어오게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모든 일들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었습니다. 나귀 새끼 주인과 미리 약속이 되었었겠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유월절 만찬을 위한 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예수님은 제자 둘을 미리 예루살렘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그곳에서 물 한 동이를 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게 될 텐데, 그를 따라가서 방을 달라고 하면 그 사람이 방을 준비해 줄 것이라고 일렀습니다. 모든 일이 예수님이 일러준 대로 진행되었고, 제자들은 유월절 음식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에 들어가서 물동이를 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신기하게 들리지요? 어떤 분들은 이런 구절을 놓고 예수님이야말로 미래의 일까지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초능력자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선재적인 존재이고 종말에 재림하실 분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예수님의 전지전능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공생애 당시의 예수님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똑같은 삶의 방식으로 자신을 낮추신 하나님이었습니다. 이런 사건을 통해서 마가복음이 말하려는 핵심은 예수님의 운명이 이미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유대교에서 가장 중요한 절기인 유월절이 기독교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수님의 수난, 죽음, 부활이 바로 유월절 절기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런 유월절 준비까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뤄졌다는 마가복음 기자의 진술에서 우리는 구원역사에 대한 초기 기독교인들의 독특한 관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