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고귀한 낭비(4)(막14:4)

새벽지기1 2024. 2. 12. 06:01

'어떤 사람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막14:4)

 

한 여자가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붓는 그 자리에 있던 어떤 사람이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향유를 왜 허비하는가?” 이 사람의 주장은 틀린 게 없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입니다.

 

우리의 합리적인 생각은 이 세상에서 가치론적으로 작동됩니다. 가능한 대로 가치 있는 것에 자기의 삶을 투자하려는 생각입니다. 시간도 돈도, 그리고 열정도 역시 그렇습니다.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가치가 없는 일에 자기 인생을 거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을 테니까요.

 

여기서 문제는 무엇이 가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 우리가 결정적인 대답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여기 잘 나가는 CEO가 있다고 합시다. 그는 연봉을 10억이나 벌고 그 사람덕분에 많은 직원들이 먹고 삽니다. 히말라야 계곡에서 조상 대대로 이어진 농사를 지며 사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에게는 연봉이라고 할 것이 없습니다. 농사를 짓고 가족이 함께 먹고 살면 그만입니다.

 

오늘 사람들에게는 누구의 삶이 가치 있나, 하고 묻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것처럼 받아들여지겠지요. CEO의 삶이 절대적으로 가치가 있을까요? 그건 착각입니다. 물론 그 반대가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여러 방식으로 살고 있는데, 그중에서 어떤 것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우리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 삶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삶에 대한 가치론적인 판단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최선으로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되 더 근본적으로는 은총에 의존하는 삶을 추구해야겠지요. 그럴 때만 우리는 고귀한 낭비 앞에서 불평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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