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고귀한 낭비(1)(막14:3)

새벽지기1 2024. 2. 11. 05:16

'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막14:3)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님을 잡아 죽일 흉계를 꾸민다는 말은(막 14:1,2) 수난설화의 단순한 도입부에 불과합니다. 실제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14:3-9절에 나오는 한 여인에 관한 것입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이 예루살렘 가까운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를 할 때 값진 향유 한 옥합을 들고 등장합니다. 그녀는 향유가 흘러나오는 옥합의 주둥이 부분을 깨뜨렸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의 머리에 그림처럼 그려지는 장면입니다. 식사를 했다고 하는데, 점심일까요, 저녁일까요. 집주인은 나병환자였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치료를 받았을지도 모르고, 아직 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필이면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머무셨을까요? 당시에 나병은 천형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은 동네에서 멀리 떨어져서 지내야만 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성서기자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우리도 그냥 넘어가는 게 좋습니다.

 

주로 남자들이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에 나이 든 여자가 등장하는 게 좀 어색하긴 합니다. 그러나 베다니는 시골이라서 남녀구별이 심하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의 옛날과 마찬가지로요.

 

이 여자가 들고 온 향유는 삼백 데나리온이나 나간다고 합니다. 당시 일당이 한 데나리온이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엄청난 액수입니다. 실제로 그런 정도의 가격이 나가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아마 문학적 과장이라고 보아야겠지요. 어쨌든지 비싼 향유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여자의 행위는 보기에 따라서 낭비입니다. 그러나 그 행위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고귀한 낭비였습니다. 이런 일이 우리 평생에 몇 번이나 찾아올까요?

'좋은 말씀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귀한 낭비(3)(막14:3)  (0) 2024.02.12
고귀한 낭비(2)(막14:3)  (0) 2024.02.12
수난설화(5)(막14:2)  (1) 2024.02.11
수난설화(4)(막14:2)  (1) 2024.02.11
수난설화(3)(막14:1)  (1) 202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