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수난설화(5)(막14:2)

새벽지기1 2024. 2. 11. 05:10

'이르되 민란이 날까 하노니 명절에는 하지 말자 하더라.'(막14:2)

 

복음서는 예수님이 유대교의 권력자들에 의해서 수난을 당하고 결국 십자가 처형을 당하셨다고 일관되게 전합니다. 여기서 수난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예수님이 일부러 수난을 당한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임박한 하나님의 나라를 전했을 뿐입니다. 그 귀결이 바로 수난입니다. 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님이 수난을 당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 대답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의 권력과 충돌한다는 것입니다. 권력의 속성은 힘의 축적입니다. 그 힘을 유지하려면 더 큰 힘을 필요로 합니다. 힘의 비축을 위해서 남을 지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인류 역사에 등장한 모든 제국이 주변 나라를 식민지로 지배한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지배가 아니라 오히려 해방입니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입니다. 현실유지(status quo)가 아니라 변혁입니다. 강력한 지배 권력이었던 예루살렘 성전의 종교권력과 로마의 정치권력이 예수님을 불편하게 생각한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관심은 어디에 있을까요? 하나님의 나라인가요, 아니면 종교 권력인가요? 이걸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늬는 모두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 내면은 권력입니다. 교회 성장이 모든 교회의 신앙적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방법이 아무리 세속적이어도 교회만 성장한다면 모든 게 허용됩니다. 종말론적 메시아 공동체라는 사실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관심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2천 년 전 예수를 잡아 죽일 방도를 찾던, 다만 민란이 날까 눈치만 살폈던 대제사장들이나 서기관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 됩니다. 예수님의 수난은 오늘도 여전하다는 말이지요.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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