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수난설화(4)(막14:2)

새벽지기1 2024. 2. 11. 05:07

'이르되 민란이 날까 하노니 명절에는 하지 말자 하더라.'(막14:2)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처치하고 싶었지만 때가 좋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의 가장 큰 명절인 유월절과 무교절을 바로 앞두고 있었습니다. 유월절은 고대 유대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한 날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이때 경건한 유대인들과 세계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그 종교적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모여듭니다. 무교절은 유월절에 이어지는 절기로, 이때 유대인들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었습니다. 그 무교병은 쓴 나물과 더불어 출애굽 공동체의 고유한 먹을거리였습니다.  

 

위 구절에 따르면 민란이 날까 하는 걱정으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유월절 기간에는 자신들의 흉계를 실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런 점만 놓고 본다면 예수님이 체포당하신 것은 원래 계획에 없었던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예수님이 유월절을 바로 앞두고 십자가 처형을 당했습니다. 왜 일이 이렇게 진행되었는지는 알려진 게 별로 없습니다. 아마 어떤 우연한 사건이 여기에 개입되었겠지요. 거기에 가룟 유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까요? 

 

어쨌든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민중들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들의 음모가 정당했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이렇게 악은 두려움을 그 속성으로 합니다. 그들은 뭔가에 늘 쫓기고 허둥댑니다. 그걸 숨기기 위해서 도에 지나칠 정도로 심하게 폭력을 행사합니다. 우리가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예수님의 체포와 심문과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된 게 아닙니다. 유월절을 하루 앞두고 그 모든 일들이 졸속하게 이뤄졌습니다. 이런 일들은 인류의 역사에서 반복되었습니다. 한국의 현대사에서도 그대로 재현됩니다. 시민들의 정치적 표현이 두려워 공권력을 지나치게 자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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