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말씀의 영원성(막13:31)

새벽지기1 2024. 2. 7. 06:14

 '천지는 없어지겠으나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막13:31)

 

공관복음서가 모두 이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전하고 있습니다. 내용도 거의 비슷합니다. 이 이야기가 이렇게 문서로 작성되기 전에 구전으로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구전 단계에서 문서로 넘어오는 단계에서 어떤 편집사적 변형이 있었는지를 찾기는 쉬운 게 아닙니다. 위 구절만 해도 그렇습니다. 전체 문맥으로 볼 때 자연스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구절을 빼놓고 30절에서 32절로 넘어가는 게 훨씬 더 자연스럽습니다. 31절은 아마 문서화의 과정에서 보충된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위 구절이 무화과나무의 비유에서 약간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기독교의 전체 신앙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진술입니다. 천지와 예수님의 말씀이 비교되었습니다. 천지는 모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절대적인 토대입니다. 그런데 성서는 그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역시 피조물입니다. 그것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묵시문학이 우주의 해체를 말하는 것도 이런 신앙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런 성서의 진술은 오늘 물리학의 관점에서도 옳습니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는 45억년 후에 사라집니다. 이 우주의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영원하다는 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결합으로 가능한 이런 존재 방식과 전혀 다른 어떤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혀 다른 존재 방식이 바로 하나님의 생명이겠지요. 기독교는 그 생명이 예수님에게 현실이 되었다고 믿는 공동체입니다. 그분에게서 부활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이 선취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분의 말씀은 곧 그분 자체를 가리킵니다. 언어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말씀으로 존재하듯이 예수님도 말씀으로 존재한다고 말입니다. 인격과 말의 참된 일치가 이뤄졌다고 말입니다. 그분의 말씀만이 영원한 생명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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