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잠언 1장: 지혜의 근본

새벽지기1 2022. 10. 27. 07:09

 

해설:

1절부터 6절은 잠언 전체에 대한 서문입니다. 먼저 이 잠언이 솔로몬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1절). 이 책에 수록된 지혜의 말들은 솔로몬에게서 나온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량으로 볼 때 솔로몬의 지혜가 제일 많고, 솔로몬은 지혜의 왕으로 인정 받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쓴 것입니다. 그런 다음 이 잠언의 목적에 대해 설명합니다(2-6절). 첫째는 지혜를 알게 하는 것이고(지적 깨달음), 둘째는 의롭게 살게 하는 것입니다(실천적 삶). 이 잠언의 대상은 “어리숙한 사람”과 “젊은이”(4절)입니다. 즉 인생 경험이 부족하여 진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7절은 잠언 전체의 사상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 것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수 많은 지혜의 말들은 7절에 대한 해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외하다”는 말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섬긴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말은 모든 지식의 출발점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결론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혜 전통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입니다(시 14:1). 인간의 가장 큰 어리석음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고, 거기서 모든 어리석음이 나옵니다. 

 

8-19절은 젊은이들에게 주는 충고입니다. 부모의 가르침을 존중하고(8-9절) 악인들이 유혹하더라도 따라가지 말라고 합니다(10절). 지혜 전통에서 “악인”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사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악에 이웃을 끌어 들입니다. 그들은 빠르고 쉽게 탐욕을 채우기 위해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려 합니다(11-14절). 하지만 그것은 불행을 자초하는 일입니다(15-19절).

 

20-21절은 지혜가 도처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는 뜻입니다. 지혜는 스스로를 증명하고 스스로를 드러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를 찾을 수 없다는 핑계도, 지혜를 이해할 수 없다는 핑계도 통하지 않습니다. 지혜를 얻기 위해 하나님께 돌아서면 그분은 당신의 영을 주시어 깨닫게 해 주십니다(22-23절). 그러나 사람들은 지혜를 멀리하고 악행을 따릅니다(24-25절). 악행의 끝에서 불행을 만나게 되어 있는데(26-27절), 그 때에는 돌아서기에 너무 늦습니다(28-32절). 참된 평안과 만족은 지혜를 따르는 삶에만 있습니다(33절).

 

묵상: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속담 혹은 격언에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 오면서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 되면서 공감 되었기 때문에 남겨지고 전해진 것입니다. 그것들 중에는 시대적 상황이 달라져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이 있지만, 여전히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요즈음의 표현을 사용한다면, 속담 혹은 격언에는 인간의 ‘집단 지성’이 농축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잠언에 수록된 지혜의 말들이 그렇습니다. 솔로몬을 비롯하여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혜자들이 남긴 말들 중에 후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된 지혜의 말들이 선별되어 이 책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만, 세속 격언이나 속담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잠언에 수록된 지혜의 말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이고 그런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얻은 것들입니다. 다시 요즈음의 말로 하자면, 명심보감과 잠언은 ‘세계관’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지혜 중에 지혜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고, 모든 지혜는 진리의 근원이신 하나님에게서 나온다는 믿음이 잠언의 세계관입니다. 

 

알고 보면, 그것은 너무도 자명한 세상 이치이고 인생의 진실인데, 인류의 절대 다수는 하나님을 등지고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살기를 원합니다. 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에게 등 지고 살면서 지혜를 구하니, 얼마나 큰 아이러니란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