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시편은 앞의 시편 42, 43편과 마찬가지로 고라 자손의 시입니다. 기도자는 국가적인 고난을 두고 하나님께 기도 드립니다.
기도자는 먼저 하나님이 과거 그의 조상에게 행하신 일을 기억합니다(1절). 하나님은 그들의 대적을 친히 몰아내시고 그들을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하시고 번창하게 하셨습니다(2절). 이것은 그들의 힘과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오른손과 오른팔과 하나님의 빛나는 얼굴이 이루어 주셨으니, 참으로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 하셨기 때문입니다”(3절).
이어서 기도자는 하나님께 대한 개인적인 고백으로 넘어갑니다. 주어가 “우리 조상”에서 “나” 혹은 “우리”로 바뀝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기도자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과거 조상들의 하나님은 또한 지금 그들의 하나님이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을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라고 부르고(4절), 주님께서 조상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자신에게도 승리를 주셨다고 고백합니다(5절). 그가 의지한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닙니다(6절). 그들에게 승리를 안겨 준 것은 하나님이시기에(7절) 언제나 하나님만 자랑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겠다고 고백합니다(8절).
9절에서 기도자는 “그러나 이제는…”이라고 말하면서 자신과 이스라엘이 현재 당하고 있는 고난을 아뢰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이스라엘은 지금 적군의 공격을 받아 치욕을 당했고(9절), 약탈 당했으며(10절), 백성들은 여러 나라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11절). 기도자는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께 탄식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이웃 나라와 주위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큰 조롱과 조소를 받고 있는지를 토로합니다(12-14절). 그는 감당하기 어려운 치욕 속에서(15절) 원수들의 조롱과 욕설을 감내하고 있습니다(16절). 여기서 기도자는 거듭하여 “주님께서…”라는 주어를 사용하여 이스라엘이 당하고 있는 모든 재난을 하나님이 하신 일로 묘사합니다.
이어서 기도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그 엄청난 재난을 당해야 할 정도의 큰 죄를 짓지 않았다고 강변합니다. 그는 “우리는 주님을 잊지 않았고, 주님의 언약을 깨뜨리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마음으로 주님을 배반한 적이 없고, 우리의 발이 주님의 길에서 벗어난 적도 없습니다”(17-18절)라고 말합니다. 절대적인 의미에서 무죄 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재앙으로 징계 받을 정도로 큰 죄를 짓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사실을 입증 하지 못하셨습니다(21절). 그러므로 그 모든 일은 “주님 때문입니다”(22절)라고, 그는 하나님을 고발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도자는 이유 없이 당하는 모진 고난으로부터 구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과거에 자신의 조상들을 구원 하셨고 또한 자신을 구원 하셨던 그 하나님은 지금 주무시고 있는 듯합니다. 혹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영영 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기도자는 “주님, 깨어나십시오… 깨어나셔서, 영원히 나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어찌하여 얼굴을 돌리십니까… 어찌하여 잊으십니까?”(23-24절)라고 절규합니다. 그는 자신의 처참한 상황을 다시 한 번 묘사하면서(25절) 하나님께서 구원의 손을 펼쳐 주시기를 간구합니다(26절).
묵상:
인생 여정에는 원치 않는 고난의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그 고난이 너무 깊고 또한 오래 지속됩니다. 우리 자신에게는 그만한 벌을 받을만한 죄가 없어 보이고, 있다고 해도 대가를 충분히 치렀다고 생각하는데, 고난은 계속 깊어지기만 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하나님에게 버림 받은 것 같고 하나님이 주무시는 것 같이 느낍니다. 또한 하나님께 분노가 치밀고 하나님을 향해 고발하고 싶어집니다. “이 모든 것은 주님 때문입니다”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이 시편은 기도 중에 때로 하나님 앞에 그토록 무례한 말을 퍼부을 수도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럴 때 하나님은 마치 사랑 깊은 어머니가 아이의 투정을 받아 주는 것처럼 기도자의 무례한 말을 들어 주십니다.
이러한 기도는 하나님께 대한 불신처럼 보이지만 실은 믿음의 역설적인 표현입니다. 기도자는 하나님을 향해 항의하고 고발하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과거에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행하신 일을 기억합니다. 17절을 개역개정은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임하였으나 우리가 주를 잊지 아니하며 주의 언약을 어기지 아니하였나이다”라고 번역했습니다. 하나님이 안 계신 것 같고 그분으로부터 버림 받은 것 같은 때, 우리가 할 일은 과거에 주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고 그분의 언약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그분의 때에 그분의 방식으로 응답해 주시리라는 희망이 되살아 납니다. 이 시편이 여기에 수록되어 있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결국 이 기도에 응답하셨다는 증거입니다.
지금 깊은 고난의 늪에 있어서 하나님이 자신에게서 얼굴을 돌리신 것 같고 자신의 고난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것 같이 느끼는 이들이 있음을 생각합니다. 부디, 고요한 묵상 중에 과거에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기억하기를 기도합니다. 그 묵상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회복되기를 그리고 머지 않아 하나님의 환한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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